어떤 날은
파올라 퀸타발레 지음, 미겔 탕코 그림, 정원정 외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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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3.14.

그림책시렁 1547


《어떤 날은》

 파올라 퀸타발레 글

 미겔 탕코 그림

 정원정·박서영 옮김

 문학동네

 2025.1.31.



  “Making Space”를 옮긴 《어떤 날은》을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Making Space”를 왜 어떤 마음으로 “어떤 날은”으로 옮겼는지 아리송합니다. “자리 내기(열기)”란, 내가 나부터 있을 자리를 내거나 열면서 스스로 일어서는 길을 뜻하면서, 나는 내 자리를 누리고 너는 네 자리를 누리는 동안, 어느새 둘이 ‘한자리(하나로 함께 놀며 어울리는 자리)’로 뻗는 길을 그린다고 여길 만합니다. 이와 달리, 펴냄터에서 갑작스레 바꾸어서 붙인 “어떤 날은”은 그냥그냥 이날이든 저날이든 흐르는 하루를 들려주는 셈일 테지요. 영어 ‘space’는 더 헤아릴 만합니다. 우리말로 ‘자리’뿐 아니라 ‘틈’으로 옮길 수 있어요. “틈을 낸다”고 할 적에는, 내 마음에 네가 깃들 수 있도로 틔운다는 뜻이고, 네가 나를 받아들이려고 눈을 틔우고 마음을 틔운다는 뜻입니다. 씨앗을 심으려면 틈이 있어야지요. 빈틈(빈땅)에 씨앗을 놓아요. 이러고서 기다리지요. “기다리며 지켜볼 틈”이 있어야 씨앗이 싹트며 자라요. 아이들은 저마다 실컷 뛰놀면서 이야기하고 어울릴 틈이 있어야 무럭무럭 사랑으로 큽니다. ‘자리·틈·곳’이라는 낱말이 아닌 뜬금없이 ‘날·날짜·나날’을 넣으면서 정작 글쓴이와 그림이 뜻하고 동떨어졌구나 싶습니다.


#MakingSpace (2024년)

#PaolaQuintavalle #MiguelTanco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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