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24.


《대전여지도 1 중구편》

 이용원 글·빛꽃, 토마토, 2016.9.24.



씻는칸 물꼭지가 망가졌다. 잘 안 돌아가는 꼭지를 작은아이가 힘으로 뽑은 듯싶다. 저녁에 면소재지로 가서 새것을 장만해 온다. 등허리를 조금 쉬고서 아이들하고 함께 갈자고 생각한다. 이제는 왼다리를 조금 높이 들어도 될 만큼 몸이 나았으나 다 낫지는 않았다. 한달음에 훅 앓더라도 찬찬히 나아가며 몸갈이를 한다. 《대전여지도 1 중구편》을 돌아본다. 마을 이야기는 마을사람이 쓸 수 있다. 마을사람이 아니라면 구경만 한다. 나라 이야기는 나라사람이 쓰겠지. 나라사람이 아니라면 왼이나 오른으로 기운 줄거리를 욱여넣는다. 살림하는 이야기는 살림꾼이 쓴다. 살림꾼이 아니라면 삶하고도 멀 뿐 아니라, 사랑이 흐르지 않는 조각(지식·정보)만 채운다. 크게 내딛어야 할 걸음이 아니고, 그저 꾸준히 걸어갈 걸음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마을이기에 우리 눈썰미로 우리 이웃을 마주하면서 도란도란 이야기하면서 한 올씩 풀어낼 만하다. 대전에는 〈월간 토마토〉가 이 몫을 맡는다면, 다른 고장에는 누가 이 몫을 맡을까? 뚜벅뚜벅 걸어다니면서 마을길을 느낀 하루를 고스란히 담는 이웃을 그린다. 더 많이 담거나 더 오래 안 담아도 된다. 스스로 살림하고 사랑하면서 사는 데에서 붓을 쥐면 넉넉하다.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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