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5.2.10.
오늘말. 몸
속을 꿰뚫듯 들여다보는 사람이 있으나, 겉조차 훑지 못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뼈대를 세우고서 살을 붙이는 사람이 있고, 밑동도 다지지 않은 채 서둘러 들보부터 올리려는 사람이 있어요. 언제나 가운데를 차지하면서 알짜를 노리는 사람이 있고, 숨은빛으로 느긋이 물러서면서 둘레에 별빛을 베푸는 사람이 있습니다. 노른자위를 차지하려는 사람은 속넋이 비었지 싶어요. 뒤켠에 서면서 이웃한테 꽃손을 베풀면서 오른손도 왼손도 나란히 살림을 짓는 매무새로 나아가는 분이 있습니다. 어떤 줄거리를 쥐어짜더라도 그리 재미나지 않습니다. 짜내지 말아요. 우리가 뿌린 씨앗이 그저 밑뿌리를 든든하게 내리고서 줄기를 올리는 날까지 지켜봐요. 푸른별은 동그란 공과 같기에 구석이나 귀퉁이가 없이 모두 가운꽃이요 고갱이입니다. 불씨가 아닌 풀씨를 심고서, 쓸모있기를 바라기보다는 사랑이라는 바람빛으로 어울린다면 넉넉하구나 싶어요. 우리 몸은 물로 이룹니다. 우리 몸을 이루는 물은 늘 돌고돕니다. 바다는 구름이 되고, 구름은 비가 되고, 비는 샘이 되고, 샘은 내를 거쳐 우리 몸을 지나 새삼스레 바다로 가요. 모든 자리에 이야기꽃이 피어납니다.
ㅍㄹㄴ
가로지르다·꿰뚫다·꿰뚫어보다·가운데·복판·명치·가운꽃·가운빛·가운별·가운님·한가운데·한몫·한복판·한판·고갱이·노른자·큰곳·크다·큰마당·큰손·기둥·대들보·들보·말뚝·꽃·꽃손·꽃손님·알·알갱이·알빛·알꽃·알맹이·알차다·알짜·알짬·씨앗·씨알·톨·자리·자위·글뜻·-만·말뜻·열쇠·얘기·이야기·이루다·뒤·뒤쪽·뒤켠·뒷자락·몸·몸통·뼈·뼈대·살·팔·속·속넋·속말·속살·속소리·숨골·숨은넋·숨은얼·숨은빛·밑·밑동·밑빛·밑바탕·밑절미·밑꽃·밑짜임·밑틀·밑판·밑뿌리·밑싹·밑자락·바탕·바탕길·바탕꽃·벼락·벼리·별·불·불씨·불씨앗·불알·불힘·쓸모있다·쓸데있다·좋다·쥐어짜다·짜다·짜내다·오른손·오른팔·왼손·왼팔·으뜸손·줄거리·졸가리·줄기 ← 핵(核), 핵심(核心), 핵심적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