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이 길을 밝혀 줄 거야 - 으뜸사랑 그림 동화 시리즈 17
게르다 마리 샤이들 지음, 마르쿠스 피스터 그림, 박태식 옮김 / 으뜸사랑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2.3.

그림책시렁 1544


《촛불이 길을 밝혀 줄 거야》

 게르다 마리 샤이들 글

 마르쿠스 피스터 그림

 박태식 옮김

 으뜸사랑

 2007.10.10.



  아이한테 이야기를 들려주려면 먼저 길을 걸을 노릇입니다. 길을 걷지 않은 사람은 ‘어른’으로 못 섭니다. 몸소 바람을 맞으면서 걷고, 스스로 해를 쬐면서 걷고, 언제나 눈비를 맞이하며 걷다가, 새벽마다 이슬을 훑으면서 걷는 사람만 ‘어른’으로 서서 아이한테 말씨와 마음씨와 사랑씨와 손씨(솜씨)를 고스란히 물려줍니다. 《촛불이 길을 밝혀 줄 거야》는 어느 믿음길에서 으레 들려주는 이야기이기도 하되, 믿음길을 넘어서 ‘아이어른’ 사이를 밝히는 실마리가 흐르고, 아이가 어른으로 서려는 길을 어떻게 헤쳐나가는지 짚는 줄거리입니다. 이 그림책을 읽다가 이 이야기를 어릴 적에 곧잘 들었다고 떠오릅니다. 믿음길을 걷는 동무가 들려주었을 수 있고, 그저 아름이야기로 뭇어른이 문득 들려주었을 수 있습니다. “나한테 초 넉 자루가 있다면, 난 이 초를 어떻게 쓰겠는가?” 하는 대목을 두고두고 곱씹던 일이 떠오릅니다. 초 넉 자루로 모든 사람한테 불을 밝힐 수 있을까요? 터무니없을까요? 그런데 “한 줌밖에 안 되니 한 사람도 못 돕는다”고 여기는 마음이라면 참말로 아무도 못 도와요. 이와 달리 “내 힘은 한 줌이지만, 이 한 줌을 기꺼이 나누는 사랑길을 걸을래.” 하고 여기는 마음이라면, 작은씨앗이 시나브로 숲으로 깨어나게 마련입니다.


#GerdaMarieScheidle

#MarcusPfister # FourCandlesforSimon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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