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12.
《여우의 눈물》
다지마 신지 글·박미정 그림/계일 옮김, 계수나무, 2012.5.25.
얼어붙던 날씨는 다시 풀린다. 등허리를 두들기면서 천천히 하루를 돌아보는데, 오늘은 작은아이가 부엌일을 맡아 준다. 이틀 동안 설거지조차 안 하면서 쉬니 온몸이 조금씩 살아난다. 온누리 살림꾼인 어머니는 쉴 겨를이 있을까? 짝꿍인 아저씨는 얼마나 살림꾼 노릇을 함께 할까? 작은아이가 굴뚝새를 보았단다. 참새보다 훨씬 작단다. 아이들이 만났으면 나도 곧 만나겠지. 마을고양이가 물을 마시려고 마당을 가로지른다. 《여우의 눈물》을 읽는다. 1991년에 《가우디의 바다》라는 이름으로 처음 한글판이 나온 책에 실린 글이고, 2021년에 《바다로 간 가우디》라는 책이 새로 나왔다. 1991년에 조금 읽히기는 했지만, 그무렵에 이 책이며 이야기를 눈여겨본 사람은 적었다고 느낀다. 동무나 이웃한테 ‘정신세계사판 가우디의 바다’를 꽤 사주었는데, 끝까지 잘 읽었다는 말은 한두 사람한테서 겨우 들었다. 이대로 잊히나 싶었으나 두 가지 이야기를 살려준 손길이 고맙다. 여우가 여우로 살아가는 길이란, 사람이 사람으로 살아가는 길이다. 거북이가 거북이로 이 별을 보는 눈이란, 사람이 사람으로서 이 별을 사랑하는 눈이다. 잊으니 잃고, 잃기에 다시 잊는다. 사랑을 잊고 살림을 잃은 사람은 껍데기만 남은 허수아비이다.
#田島伸二 #コンキチ #人間になってみたキツネ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