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5.1.16.

오늘말. 크넓다


크고 높으니 ‘크높다’라 합니다. 크고 넓으니 ‘크넓다’라 합니다. 사람이 북새통을 이루는 큰고을은 그야말로 크낙합니다. 집도 높고 줄줄이 잇는 큰고장은 더없이 커다랗습니다. 다들 서울로 모이는데, 서울이 아닌 시골로 가는 사람이 조금씩 늡니다. 돈보다는 마음을 보는 길인데, 엉뚱하다고 여기더군요. 이름보다는 살림을 살피는 나날인데, 생뚱맞다고 보더군요. 힘을 부리지 않고서 온힘을 다해서 숲을 품으려는 꿈인데, 뜬금없는 짓으로 삼더군요. 그러나 다르게 살아가는 두 길입니다. 이제는 바꾸려는 몸짓입니다. 오늘부터 새롭게 보면서 싹을 틔우려는 매무새입니다. 첫걸음을 떼기에 두걸음과 석걸음에 이어서 네걸음에 이릅니다. 네모나게 이룬 곳이란 네고리가 든든히 기둥으로 맞물리는 얼거리입니다. 가만히 보면, 뭇나라 살림집은 으레 네바탕을 둡니다. 든든하면서 아늑하게 맺는 ‘넷’이지 싶습니다. 일을 하다가 가볍게 쉬면서 도시락을 들어요. 들판에서 동고리를 꺼내고, 바다에서 덧밥을 내놓습니다. 하루밥을 나누면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합니다. 서로서로 북돋우는 살림밥을 나란히 놓고서 느긋이 일손을 쉽니다.


ㅅㄴㄹ


큰고을·큰고장·큰마을·큰골·커다랗다·크다랗다·크다·크나크다·크디크다·크낙하다·크넓다·서울 ← 대도시(大都市)


엉뚱하다·생뚱맞다·뜬금없다·다르다·달라지다·달리·달리하다·남다르다·유난하다·바뀌다·바꾸다·새롭다·새·새눈·새길·튀다·톡톡 튀다 ← 돌연변이, 변종


네걸음·네고리·네길·네곬 ·네밑동·네밑·네바탕·네쪽·넷·네·넉·네가지·네갈래 ← 사대(四大), 사대원소(四大元素)


건사밥·나중밥·곁거리·곁감·곁밥·덧·덧거리·덧감·덧밥·덤밥·도시락·동고리·살림밥·든든밥·하루밥 ← 비상식(非常食/비상식량), 보존식(보존식량)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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