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 로봇 퐁코 5 - S코믹스 S코믹스
야테라 케이타 지음, 조원로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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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1.15.

책으로 삶읽기 865


《고물 로봇 퐁코 5》

 야테라 케이타

 조원로 옮김

 소미미디어

 2023.10.25.



《고물 로봇 퐁코 5》(야테라 케이타/조원로 옮김, 소미미디어, 2023)이 나온 지 한참 지났으나 여섯걸음이 나올 낌새가 안 보인다. 이미 일본에서는 열걸음으로 이야기를 매듭지은 듯싶다. 우리말로 치자면 “낡은 낡이”라는 이름인 “ぽんこつポン子”일 텐데, 어느새 온몸이 낡아서 자꾸 목이 빠지고 몸에는 못이 빠진 듯 헬렐레하는 ‘낡이’이다. 다만 처음부터 ‘낡이’란 이름은 아니었을 테지. 아마 처음에는 ‘날개’ 같은 이름이지 않을까? 처음에는 돌봄터에서 돌봄이로 일하면서 ‘삶·사랑·살림’을 지켜보았을 테고, 하루하루 일하는 나날이 늘면서 어느새 스스로 배우고 익힌 바가 생기면서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고 어울리는 길’이 무엇인지 넌지시 묻는 길을 걷는다고 느낀다. 마음이 없는 것이란 없다. 우리가 으레 ‘것(물건)’이라 여기는 곳에도 마음이 있다. 우리가 마음을 못 보거나 못 느낀다고 해서 마음이 없을 턱이 없다. 나무는 나무로서 나무말을 하지만, 숱한 사람은 나무말을 못 듣거나 안 들을 뿐 아니라, “나무한테 뭔 마음이 있어?” 하면서 핀잔을 한다. 그러나 나무는 마음이 있으니, 사람이 따스하고 쓰다듬고 늘 말을 걸며 아끼면 무럭무럭 자라난다. 사람이 미워하고 걷어차고 막말을 뱉으면 그만 시들다가 죽어간다. 이리하여, 사람과 나무 사이뿐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도 헤아릴 노릇이다. 죽을짓을 일삼은 놈이라서 손가락질만 한다면, 죽을짓을 일삼은 놈은 “그래, 난 죽일놈이니까 더 죽일짓을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기울어간다. 어떻게 맺고 풀 적에 앙금을 풀고 응어리를 털고 사랑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길은 오직 하나이다. 잘못은 탓하되, 잘못탓을 했으면 이제 먼저 털어내고서 사랑으로 마주할 노릇이다. 아이를 돌보는 어버이 마음을 바라볼 일이다. 어버이는 아이 탓을 할 까닭이 없다. 아직 철이 안 들고 손힘이 없으니 자꾸 잘못을 할 만하다. 그런데 나이 마흔이나 예순을 먹고도 철이 안 드는 사람이 있다. 이때에도 “철없는 예순 살 애송이”를 가벼이 나무라고서 앞으로 철드는 길로 거듭나도록 북돋아야지 싶다. 2025년 1월 15일에 드디어 붙들린 모지리는 틀림없이 모지리인데, 철들지 않은 이가 언제 철들는지 몰라도, 앞서 사슬터에 들어간 모지리를 비롯해서, 앞으로 사슬터에 들어갈 모지리까지, 다들 사슬터에서 텃밭 좀 일구고 해바람비를 맨몸으로 마주하고 풀꽃나무한테서 고개숙여 배우며 철 좀 들기를 빈다.


ㅅㄴㄹ


“대나무 좀 잘랐다고 벌써 이렇게 힘들다니.” “도와주랴?” “할아버지는 방해하지 마!” (11쪽)


“보나 마나 무슨 오해가 있었겠지. 퐁코는 우리 집 가정부야! 헛소리 할 거면 딴 데 가서 해!” (38쪽)


“앗! 나사가? 대체 어디에서? 소리가 그쳤으니 고쳐졌네요!” (61쪽)


“영정 사진이 떨어지고, 비행기도 떨어지고, 고물 로봇이랑 같이 살게 말이야. 인생이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법이구먼.” (117쪽)


#ぽんこつポン子 #矢寺圭太


+


대나무 자르는 거 도와주라

→ 대나무 자르기 도와주라

→ 대나무 자르는데 도와주라

18쪽


만일 달그락 귀신을 만나게 되면?

→ 그런데 달그락깨비를 만나면?

→ 문득 달그락 도깨비를 만나면?

49쪽


과학적이지 않았습니다

→ 올바르지 않습니다

→ 알맞지 않습니다

53쪽


머릿속에서 이음이 들립니다

→ 머리에서 다른말이 들립니다

→ 머리에서 딴소리가 들립니다

60쪽


혈압이 오르셨어요

→ 핏심이 오르셨어요

64쪽


언덕 위에서 마을을 내려다보면

→ 언덕에서 마을을 내려다보면

75쪽


세상에 새로운 여명이 찾아왔다

→ 온누리에 새벽이 찾아온다

→ 둘레에 새빛이 찾아온다

135쪽


지금 네 모습을 보면 졸도할 거다

→ 이제 네 모습을 보면 거꾸러진다

→ 이런 너를 보면 자빠진다

150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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