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과의


 범죄조직과의 전쟁 → 각다귀와 싸우기 / 더럼길과 맞서기

 대통령과의 대화 → 나라지기와 이야기 / 나라지기 만남뜰

 자연과의 소통이 필요하다 → 숲과 만나야 한다


  일본말씨인 ‘-과 + -의’입니다. ‘-의’만 털어도 단출하고, ‘-과의’를 통째로 털 만합니다. 앞뒷말과 엮어 사르르 녹일 수 있습니다. 어떤 마음과 생각과 숨결과 살림과 뜻과 넋과 맞물려서 이야기하려는지 살필 노릇입니다. ㅅㄴㄹ



산다는 것과 아름다운 것과 사랑한다는 것과의 노래가 한창인 때에

→ 삶과 아름다움과 사랑하는 노래가 한창인데

→ 살며 아름다우며 사랑하는 노래가 한창이고

《酒幕에서》(천상병, 민음사, 1979) 67쪽


나는 한 번도 욕망과의 싸움에서 이기지 못했다

→ 끓어오를 적에는 싸워서 여태 이기지 못했다

→ 뭐가 하고플 적에는 늘 하고야 말았다

→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늘 해야만 했다

《영화여 침을 뱉어라》(이효인, 영화언어, 1995) 3쪽


필자가 본격적으로 사진계에 발을 딛게 된 계기는 노산 이은상 선생님과의 만남이었다

→ 내가 비로소 빛꽃밭에 발을 딛은 까닭은 노산 이은상 어른을 만났기 때문이다

→ 나는 노산 이은상 어른을 만났기에 바야흐로 빛꽃밭에 발을 디뎠다

《이경모 흑백사진집》(편집부, 동신대학교출판부, 1998) 124쪽


‘그들’과의 대화 속에서 ‘우리’와는 전혀 다른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그래서 적지만 오래갈 듯한 정치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 ‘그들’과 이야기하면서 ‘우리’와는 사뭇 달리 부드럽고 사근사근한, 작지만 오래갈 듯한 벼슬빛을 볼 수 있었다

→ ‘그들’과 말을 섞다 보니 ‘우리’와는 무척 달리 부드럽고 곱상한, 작지만 오래갈 듯한 감투질을 볼 수 있었다

《B급 좌파》(김규항, 야간비행, 2001) 148쪽


나는 그 청년들과의 교우를 통해 이른바 세상의 진보를 생각한다는 내가 오늘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가장 명료한 정신 가운데 하나를 잊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 나는 그 젊은이하고 만나며 이른바 온누리 앞길을 생각한다는 내가 오늘 우리 삶터에 떠도는 가장 뚜렷한 넋 가운데 하나를 잊은 줄 깨달았다

→ 나는 그 젊은이랑 어울리며 이른바 온누리 앞빛을 생각한다는 내가 오늘 우리 터전에 퍼진 가장 똑똑한 넋 가운데 하나를 잊은 줄 깨달았다

《B급 좌파》(김규항, 야간비행, 2001) 234쪽


불과 한 시간 정도의 아들과의 공동 작업이었지만

→ 한 각단 남짓 아들과 같이 일했지만

→ 고작 큰바늘 하나쯤 아들과 일했지만

→ 한나절도 안 되게 아들과 한 일이지만

《여기에 사는 즐거움》(야마오 산세이/이반 옮김, 도솔, 2002) 245쪽


보다 구체적으로는 흙냄새 물씬한 자연과의 하나됨

→ 더 들여다보면 흙냄새 물씬한 숲과 하나됨

→ 더 낱낱이는 흙냄새 물씬한 숲이랑 하나되기

《생명에 대한 예의》(송상용, 환경과생명, 2002) 머리말


미국과의 사귐이 오래되었고

→ 미국과 사귄 지 오래되었고

→ 미국을 안 지 오래되었고

→ 미국을 가까이한 지 오래고

《전쟁인가 평화인가》(오다 마코토/양현혜·이규태 옮김, 녹색평론사, 2003) 23쪽


중국과의 마찰을 우려해서인지 아주 미온적이었다

→ 중국과 부딪칠까 걱정해서인지 아주 미지했다

→ 중국과 안 부딪치려고 아주 두루뭉술했다

→ 중국과 부딪치면 걱정스러운지 아주 딴청이었다

→ 중국과 부딪치면 걱정인지 안 도왔다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최광식, 살림, 2004) 53쪽


인간은 낯선 것과의 접촉을 회피하려는 뚜렷한 심리적 경향성을 보여준다

→ 사람은 낯설면 안 만나려고 한다

→ 사람은 낯설 적에는 안 부딪히려고 한다

→ 사람은 낯설 적에는 멀리하려고 한다

《마음이 소금밭인데 오랜만에 도서관에 갔다》(이명원, 새움, 2004) 41쪽


다른 종과의 접촉은 우리의 자각을 높이고 우리를 활기 넘치는 상태로 돌려놓는다

→ 다른 숨결을 만나면 우리를 크게 느끼고 스스로 씩씩하게 거듭난다

→ 다른 숨빛하고 어울리면 우리를 새로 느끼고 스스로 기운이 넘친다

《세상에 나쁜 벌레는 없다》(조안 엘리자베스 록/조응주 옮김, 민들레, 2004) 55쪽


공동체적인 삶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의지 때문에 귀농한 이들도 주민과의 갈등으로 고민하는 것을 여러 번 보았으니까요

→ 두레살림을 굳게 믿고 기대기 때문에 시골로 온 이들도 이웃하고 부딪히며 걱정하는 모습을 곧잘 보았으니까요

《씨앗은 힘이 세다》(강분석, 푸르메, 2006) 208쪽


자가용과의 별거

→ 씽씽이 안 타기

→ 부르릉 멀리하기

→ 부릉부릉 없는 삶

《착한 도시가 지구를 살린다》(정혜진, 녹색평론사, 2007) 221쪽


내 밖에 있는 어떤 것과의 만남도 없다

→ 내 밖에 있는 어떤 것과도 못 만난다

→ 내 밖에 있는 무엇하고도 못 만난다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줌파 라히리/이승수 옮김, 마음산책, 2015) 99쪽


주변과의 조화를 좀 생각해야지

→ 둘레를 좀 생각해야지

→ 둘레와 좀 섞여야지

→ 둘레와 좀 어우러져야지

《여자 제갈량 2》(김달, 레진코믹스, 2015) 106쪽


새로운 책과의 만남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필요하다

→ 새로운 책과 만나려고 찾아나서야 한다

→ 새로운 책과 만나는 길을 찾아보아야 한다

《동네서점》(다구치 미키토/홍성민 옮김, 펄북스, 2016) 172쪽


이른바 인간이란 놈과의 첫 만남인 셈이다

→ 이른바 사람이란 놈과 첫 만남인 셈이다

→ 이른바 사람이란 놈과 처음 만난 셈이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나쓰메 소세키·다케다 미호·사이토 다카시/정주혜 옮김, 담푸스, 2018) 9쪽


이웃과의 교제도 즐겁고

→ 이웃과 사귀어도 즐겁고

→ 이웃과 어울려도 즐겁고

→ 이웃과 만나도 즐겁고

《도쿄의 부엌》(오다이라 가즈에/김단비 옮김, 앨리스, 2018) 75쪽


언니들과의 저녁 식사

→ 언니들과 저녁 먹기

→ 언니들하고 저녁밥

→ 언니들이랑 저녁

《해자네 점집》(김해자, 걷는사람, 2018) 18쪽


헌책의 커다란 특징은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떨어진 100엔 균일가 책을 빼고는 이 책들과의 만남이 모두 일생에 한 번뿐이라는 점이다

→ 헌책은 으뜸책 자리에서 떨어진 100엔 떨이 책을 빼고는 이 삶에서 꼭 한 판 만날 뿐이라서 남다르다

《서점의 일생》(야마시타 겐지/김승복 옮김, 유유, 2019) 155쪽


자아는 타인과의 관계로부터 생성된다. 나는 결코 자의로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다

→ 나는 남과 어울리며 태어난다. 나는 오직 내 뜻만으로 이 땅에 태어나지 않았다

→ 우리는 이웃하고 만나며 살아간다. 나는 홀로 이 땅에 태어나지 않았다

《오늘도 삶을 읽어나갑니다》(이성갑, 스토어하우스, 2020) 80쪽


애정하는 대상과의 소원함과 헤어짐은 언제고 있을 수 있는 일이다

→ 좋아하더라도 언제고 멀어지거나 헤어질 수 있는 일이다

→ 귀엽더라도 언제고 데면데면하거나 헤어질 수 있는 일이다

《자전거를 타면 앞으로 간다》(강민영, 자기만의방, 2022) 15쪽


학생들과의 만남은 재미있었고, 반응도 좋은 편이었다

→ 아이들과 만나며 재미있고, 다들 반긴다

→ 푸름이와 만나면 재미있고, 함께 즐겁다

《우리에게 우주가 필요한 이유》(송수연, 문학동네, 2022) 167쪽


그래도 오늘은 딸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다

→ 그래도 오늘은 딸하고 맞출 수 있다

→ 그래도 오늘은 딸하고 만날 수 있다

《타오 씨 이야기》(장재은, 사계절, 2024) 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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