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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고쿠 여고생담 1
사와다 하지메 지음, 히라사와 게코 삽화, 교치쿠토 원작 / 재담미디어 / 2023년 12월
평점 :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1.12.
만화책시렁 631
《센고쿠 여고생담 1》
교치쿠토·히라사와 게코 글
사와다 하지메 그림
주원일 옮김
재담미디어
2023.12.15.
싸움나라(전국시대)를 즐기는 이가 무척 많은 듯싶습니다. 죽고 죽이는 아귀다툼이 무엇인지 하나도 모르는 탓이라고 느낍니다. 싸움터에는 사랑(자비)이 없습니다. 그저 끝까지 물고 물리면서 죽이고 죽습니다. 모든 싸움터는 하나부터 열까지 ‘앙갚음(복수)’입니다. 처음에는 멋도 모르고 끌려가서 총칼을 쥐는 싸울아비로 서지만, 저쪽을 죽이는 ‘맛(?)’에 사로잡히고, 이쪽이 죽이면 활활 타올라요. 《센고쿠 여고생담》은 “戰國小町苦勞譚 農耕戱畵”를 옮겼습니다. 한글판은 ‘센고쿠 여고생담’으로 적었기에 얼핏 뭔 소리인지 모를 만하지만, “싸움질로 불타던 나라에서 작은마을 사람들이 고되게 흙을 짓는 이야기를 익살로” 풀어낸다는 얼거리입니다. 그런데 요즈음 글바치나 그림바치 가운데 누가 흙을 만지면서 시골살림을 누려 보기나 할까요? 괭이질이 뭔지, 낫질이나 삽질이나 김매기가 뭔지, 해본 적이나 있을까요? 아니, 벼베기를 구경이라도 해봤을까요? 싸움나라(전국시대)를 슬그머니 감추기도 하지만, 막상 시골사람과 흙지기가 얼마나 고달프게 등골이 휘면서 우두머리(군주·왕·신하·귀족)한테 시달렸는지 보여주기 어려운 꾸러미라고 느낍니다. 그러나 이런 그림을 잇달아 펴내고 읽히는 일본입니다.
ㅅㄴㄹ
‘원래는 아직 일본에 전래되지 않은 종.역사를 바꿔버리게 되겠지. 하지만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내 목이 날아갈 테고.’ (52쪽)
‘다들 야위었지. 내가 없어지면 마을은 사라질 거야. 그럼 이곳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 (64쪽)
#戦国小町苦労譚 #農耕戯画
# 沢田一 #夾竹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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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고쿠 여고생담 1》(교치쿠토·히라사와 게코·사와다 하지메/주원일 옮김, 재담미디어, 2023)
매일 지나던 하굣길에서 정신을 잃었다가
→ 늘 마치고 지나던 길에서 넋을 잃었다가
→ 언제나 돌아오던 길에서 쓰러졌다가
3
일본 전국에서 군웅이 할거하여 다투던 대혼란의 시대
→ 일본이 온통 싸움바다로 어지럽던 나날
→ 일본이 고장마다 힘겨루기로 어수선하던 때
4
관련 서적이 너무 많아서 맨날 수면부족에 시달리지만
→ 읽을 책이 너무 많아서 맨날 잠이 모자라지만
→ 읽을거리가 너무 많아서 맨날 졸립지만
6
네 기괴한 꼴을 보니 흥미가 동하는구나
→ 네 별쭝난 꼴을 보니 재미있구나
→ 네 유난한 꼴을 보니 눈이 가는구나
→ 네 딴판인 꼴을 보니 마음에 드는구나
24
경제를 발전시켜 백성과 병사를 늘리고 농민봉기도 사전에 막을 수 있다
→ 살림을 북돋아 일꾼과 싸울아비를 늘리고 들불도 미리 막을 수 있다
30
매년 상황이 악화되어 이젠 폐촌시키는 길밖에 남지 않았다
→ 해마다 더 나빠 이젠 마을을 닫는 길밖에 남지 않았다
35
너는 이 마을의 촌장을 맡아
→ 너는 이곳 마을지기를 맡아
36
일단 식생활부터 개선하지 않으면
→ 먼저 밥살림을 바꾸지 않으면
→ 밥차림부터 고치지 않으면
40
일손이 부족한데 남자들은 비협조적이야
→ 일손이 빠듯한데 사내들은 팔짱껴
→ 일손이 적은데 사내들은 뺀질거려
→ 일손이 모자란데 사내들은 안 도와
50쪽
원래는 아직 일본에 전래되지 않은 종
→ 워낙 아직 일본에 들어오지 않은 씨
→ 아직 일본에 들어오지 않은 씨앗
52
퇴비로 만들면 훨씬 질이 좋아져요
→ 거름을 내면 훨씬 나아요
→ 두엄을 내면 훨씬 기름져요
53
봉록으로 받은 쌀도
→ 일삯으로 받은 쌀도
→ 삯으로 받은 쌀도
55
이런 생활이 며칠이나 계속되는 가운데
→ 이런 삶을 몇날 잇다가
→ 몇날이나 이러다가
57
어느 밭의 수확량이 나쁜지 곧바로 알아냈지
→ 어느 밭이 적게 거두는지 곧바로 알아냈지
59
묘 하나를 셋으로 늘리는 행동을 반복하면 상당한 수가 돼요
→ 모 하나를 셋으로 늘려가면 꽤 많아요
→ 싹 하나를 셋으로 가르면 꽤 늘어요
61
품종개량된 씨앗과 진화된 재배법은 이 시대에 변화를 불러일으키게 된다
→ 손본 씨앗과 거듭난 그루살림은 이무렵을 확 바꾼다
→ 다듬은 씨앗과 나아간 돌봄길은 이즈음을 뜯어고친다
67쪽
유해동물 대책도 슬슬
→ 고약짐승 막이도 슬슬
→ 궂은짐승도 슬슬 막고
73
비밀병기가 완성될 때까지
→ 마지막이 다될 때까지
→ 숨은힘을 맺을 때까지
79
짚신을 개조해서 만든 이 슬링에 돌을 세팅해서
→ 짚신을 손본 이 팔매에 돌을 얹어서
80
고대부터 존재했던 수렵용 함정
→ 옛날부터 있던 사냥덫
→ 예부터 사냥에 쓰던 덫
86
모두가 체질을 개선하지 않으면 곤란하거든요
→ 모두가 안 바꾸면 안 되거든요
→ 모두가 갈아엎어야 하거든요
87
다양한 짐승의 해체법을 배웠지
→ 온갖 짐승 가름길을 배웠지
→ 여러 짐승을 갈라 봤지
90
살아 있을 경우 심장이 뛰기 때문에 그 작용으로 모세혈관의 피까지 빼낼 수 있다
→ 살았으면 가슴이 뛰기 때문에 실핏줄에서까지 피를 빼낼 수 있다
91
지령 달성에 또 한 걸음 다가갔어
→ 심부름을 또 한 걸음 이뤄 가
105
누가 헌상품으로 상납하려고 반입한 아이가 도망쳤나
→ 누가 바치려고 들인 아이가 달아났나
→ 누가 드리려고 데려온 아이가 내뺐나
114
꽤나 기이한 것을 건조하고 있는 모양이던데
→ 꽤나 야릇한 것을 짓는 듯한데
→ 꽤나 재미난 것을 뚝딱거리나 본데
119
신체 일부만 살짝 담그고 닦아내는 ‘행수(行水)’가 일반적이었다
→ 으레 몸 한쪽만 살짝 담그고 닦아냈다
→ 다들 몸 한쪽만 살짝 담가서 닦아냈다
124
은상으로 내려도 될 정도야
→ 꽃보람으로 내려도 돼
→ 보람으로 내려도 될 만해
129
첩자인지 뭔지 정체는 모르겠지만
→ 몰래꾼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 샛놈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132
겨울에 전쟁이 많았던 것도 농번기가 끝나는 한가한 시기였기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 겨울에는 일철이 끝나 한갓지기 때문에 자주 싸웠다고 한다
→ 겨울은 북새철이 끝나 느긋하기 때문에 자주 싸웠다고 한다
142
“기미는?” “필요없으시다고.”
→ “맛보기는?” “됐다고.”
→ “맛선은?” “안 한다고.”
148
외람되오나 여기서 저는 부국강병을 제창 드리고 싶습니다
→ 건방지오나 여기서 저는 꼭두나라를 말씀하고 싶습니다
→ 주제넘으나 여기서 저는 높꽃을 여쭙고 싶습니다
154
쌀이 흉작일 때 큰 도움이 되죠
→ 쌀이 모자랄 때 이바지하죠
→ 쌀을 망쳤을 때 크게 살리죠
156
놀랄 만큼 많은 쌀을 수확하겠습니다
→ 놀랄 만큼 잔뜩 쌀을 거두겠습니다
174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