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5.1.7.
오늘말. 흰밤
밤마다 맨눈으로 별내를 바라봅니다. 별을 모시려는 뜻이 아닙니다. 그저 별을 마주하면서 한마음으로 노래하려는 길입니다. 언제나 아이 곁에서 살림을 짓습니다. 아이를 받들지 않습니다. 아이가 어버이를 섬겨야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서로서로 돌보고 보듬는 즐거운 사이로 살림을 합니다. 얼핏 보면 작은사람인 아이요, 큰사람인 어른인데, 둘은 그저 사람입니다. 푸른별에서 같이 살아가면서 사랑이 무엇인지 찾아보려는 하루입니다. 파란별에서 함께 노래하면서 놀이로 일을 여미는 이웃맞이를 누리는 오늘입니다. 대단하구나 싶은 열매를 남겨야 하지 않습니다. 훌륭하구나 싶은 일감을 좇아야 하지 않습니다. 하루하루 발걸음을 잇습니다. 손을 잡고서 나아갑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깔깔깔 춤추면서 새길을 갑니다. 이 별은 온누리 뭇별 가운데 하나이면서 한복판입니다. 모든 별은 다 다르게 가운자리이면서 가장자리예요. 별빛으로 하얀밤입니다. 미리내가 죽죽 이어서 흰밤입니다. 서울은 밤을 잊느라 별까지 잊는데, 이제 서울에서도 별맞이를 하기를 바라요. 뭇별을 마주하는 밤이라면 달빛에 매달리는 틀을 살포시 벗을 수 있을 테지요.
ㅅㄴㄹ
뵈다·뵙다·받들다·선·섬기다·모시다·손님맞이·이웃맞이·찾아뵈다·찾아뵙다·만나뵈다·만나다·마주하다·맞다 ← 알현(謁見)
밤을 잊다·밝은밤·불바다·불바람·대낮같다·환한밤·훤한밤·하얀밤·흰밤 ← 불야성(不夜城)
사람·사람들·우리·울·저희·우리들·우리네·우리답다·우리스럽다·우리별·우리 땅·이 땅·이 별·푸른별·파란별 ← 인류
길·달림길·골·판·칸·마당·자리·자국·자취·자락·발자국·발자취·발걸음·가다·나아가다·걷다·걸어가다·움직이다·좇다·남기다·가락·꼭지 ← 트랙(track)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