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718 : 흐리멍덩한 잔상으로 남아
흐리멍덩한 잔상으로 남아 있던 것들이
→ 흐리멍덩하던 일을
→ 마음에 남아서
흐리멍덩하다 : 1. 정신이 맑지 못하고 흐리다 2. 옳고 그름의 구별이나 하는 일 따위가 아주 흐릿하여 분명하지 아니하다 3. 기억이 또렷하지 아니하고 흐릿하다 4. 귀에 들리는 것이 희미하다
잔상(殘像) : 1. [의학] 외부 자극이 사라진 뒤에도 감각 경험이 지속되어 나타나는 상. 촛불을 한참 바라본 뒤에 눈을 감아도 그 촛불의 상이 나타나는 현상 따위이다 2. 지워지지 아니하는 지난날의 모습
남다 : 다 쓰지 않거나 정해진 수준에 이르지 않아 나머지가 있게 되다 2. 들인 밑천이나 제 값어치보다 더 얻다. 또는 이익을 보다 3. 나눗셈에서, 나누어떨어지지 않고 나머지가 얼마 있게 되다 4. 다른 사람과 함께 떠나지 않고 있던 그대로 있다 5. 잊히지 않거나 뒤에까지 전하다 6. 어떤 상황의 결과로 생긴 사물이나 상태 따위가 다른 사람이나 장소에 있다
한자말 ‘잔상’은 ‘남은’ 모습을 가리킵니다. “잔상으로 남아”라 하면 겹말인데, 이 보기글은 바로 앞에 ‘흐리멍덩’을 붙이는군요. 겹겹말입니다. 한자말 ‘잔상’은 뚜렷하지 않게 남는 모습이거든요. 단출히 “흐리멍덩하던 일”로 손볼 만하고, “마음에 남아서”로 손볼 수 있습니다. ㅅㄴㄹ
신기하게도 흐리멍덩한 잔상으로 남아 있던 것들이 쓰기 시작하면 조금씩 선명해집니다
→ 흐리멍덩하던 일을 글로 쓰는데 놀랍게도 조금씩 뚜렷이 떠오른다
→ 마음에 남아서 글로 쓰는데 믿기지 않지만 조금씩 또렷이 생각난다
《어른이 된다는 서글픈 일》(김보통, 한겨레출판, 2018) 1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