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0.24.
《파도시집선 16 숲》
권유영과 50사람 글, 파도, 2024.6.21.
파랗게 트인 하늘을 본다. 조용한 하루이다. 시드는 잎과 익는 감을 바라본다. 나즈막이 풀벌레하고 개구리가 노래하는데, 이 가을노래는 언제까지 이을 수 있을까. 사이사이 노랑나비하고 흰나비가 난다. 올해 나비는 언제까지 만날 수 있을까. 아직 한가을이니까 포근한 이 고장에서는 늦가을에도 푸른노래에 푸른날개를 조금 더 누릴 만하리라. 《파도시집선 16 숲》을 반갑게 읽었다. 쉰 눈길로 저마다 다르게 바라보는 숲을 그린 노래가 돋보이는데, 이 가운데 시골에서 들숲바다를 품는 삶으로 글을 여민 분은 몇 사람일까? 몸은 숲에 없으면서 마음으로만 숲을 그려도 나쁘지는 않다. 얼핏 다녀왔거나 돌아본 숲을 늘 돌아보면서 그려도 고맙다. 그런데 글밭이 살아나자면 삶과 살림과 사랑으로 숲을 그러안는 자그마한 목소리와 눈빛을 담아낼 일이라고 본다. 이름값이 아니라 살림살이로 글을 여미는 마음을 담아내려는 펴냄터가 늘어날 일이요, 살림빛을 눈여겨보면서 조촐히 헤아리는 글이웃(독자)도 늘어나야지 싶다. 숲은 어느 누구도 좋아하거나 미워하지 않는다. 숲은 그저 누구한테나 품을 내어준다. 숲은 모든 씨앗이 깃들어서 자랄 수 있다. 우리가 숲을 그리며 노래할 적에는 언제나 스스로 숲으로 먼저 피어나면 된다고 본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