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0.16.
《어떻게 좀 안 될까요 14》
아소우 미코토 글·그림/최윤정 옮김, 시리얼, 2019.5.25.
대문을 새로 놓는다는 일꾼 세 사람이 아침에 부시시 나타난다. 어제 온다고 하더니 암말 없이 안 오고, 오늘 온다 만다 말없이 불쑥 온다. 그런데 이분들은 일을 하며 서로 싸운다. 가만 보니 ‘아버지 어머니 아들’ 셋이 함께 일하는 사이인 듯싶은데, 저희끼리 말이 안 맞는지 이렇게 해야 한다느니 저렇게 해야 한다느니 시끄럽다. 볕이 뜨끈뜨끈 내리쬔다. 앵두나무는 잎이 떨어진다. 이러구러 얼레벌레 일을 마치고 가는데, 손잡이를 제대로 안 달고서, 쓰레기도 잔뜩 팽개치고서 갔다. 《어떻게 좀 안 될까요 14》을 읽었다. 열다섯걸음으로 마무리를 짓는데, 처음에는 남다르다 싶도록 줄거리를 푸는구나 싶었으나, 갈수록 이리저리 새고 흩어진다고 느꼈다. 도무지 못 읽겠구나 싶어 사이를 건너뛰고서 잊다가 이제서야 끝자락을 보는데, 그야말로 얼렁뚱땅 같다. 그림꽃님은 《족적을 밟아버렸습니다》를 새로 그린다. 봐야 할까 말까 한 해쯤 망설이다가 보기로 하는데, 이 그림꽃도 똑같이 얼버무리듯 어영부영 흐를 듯하다고 느낀다. 굳이 길게 그리려 하기보다는 단출히 맺고 끊으면서 이야기를 짜려고 하면 스스로도 보람차지 않을까. 그러면 난 또 왜 이분 그림꽃을 읽는가? 나도 똑같이 ‘만화책이니까 얼레벌레’ 보는 셈 같다.
#そこをなんとか #麻生みこと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