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0.14.


《워터 호스》

 딕 킹 스미스 글·데이비드 파킨스 그림/김서정 옮김, 웅진주니어, 2003.11.30.



비오는 하루이다. 아침 일찍 고흥읍으로 간다. ‘우리말로 노래밭’ 스물한걸음을 편다. 처음에는 ‘존심당’이라는 곳에서 모이는데, 이곳에서 맨발걷기를 하는 분들이 큰소리로 유행가에 유튜브를 틀고서 오가느라 너무 시끄럽다. 왜 맨발걷기를 시끄럽게 하지? 발과 땅이 만나면서 마음을 읽으려는 걸음걸이에는 바람소리에 빗소리에 구름소리를 느껴야 걸맞지 않을까? 우리는 빗소리를 듣고, 빗방울을 맞이할 다른 곳으로 옮겨서 이야기를 잇는다. 저녁에는 넷이 둘러앉아 ‘티처스 30걸음’을 함께 보면서 이야기꽃을 피운다. 배우려면 스스로 거듭나야 한다. 틀에 매인 채로는 길든다. 틀을 깨야 하는데, 알깨기랑 같다. 껍데기를 스스로 깨고 벗어나야 도움말을 귀담아듣고 눈여겨보며 스스로 일어선다. 《워터 호스》는 조금 읽히는 듯하다가 사라졌구나 싶다. “무슨 요즘 같은 때에 큰아이(공룡)가 있다고?” 하고 여기는 어른들 사이에서 ‘큰아이’를 돌보고 아끼는 아이를 보여주는 얼거리이다. 적잖은 어른은 눈앞에서 보아도 안 받아들인다. 숱한 아이는 눈앞에서 안 보더라도 마음으로 먼저 느껴서 받아들인다. 아이만 배워야 하는 줄 잘못 여기는 껍데기를 깨낼 눈밝고 귀밝은 어른이 늘어야 이 삶터가 아름다우리라.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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