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12.16.
오늘말. 다르다
겨울에도 여름에도 새는 노래합니다. 이 땅에 겨울새가 찾아들어 아침을 열고, 여름새가 찾아와서 새봄을 일으킵니다. 생각이란, 스스로 새롭게 틔우는 마음에서 깨어나는 씨앗입니다. 날마다 첫발을 떼고, 오늘도 첫선을 보이고, 언제나 첫삽을 찬찬히 뜹니다. 아무래도 생각은 첫씨입니다. 또는 첫싹입니다. 이미 예전에 걸은 길이라지만, 이제 새로가려고 합니다. 벌써 다들 앞서간다지만, 나는 나대로 새로걷기를 누립니다. 너랑 나랑 다른 줄 알면, 둘은 늘 다른꽃이니까, 서로 즐겁게 한걸음 내딛으면서 어깨동무를 할 만합니다. 남다르다고 해서 별쭝나지 않아요. 자아내는 손빛이 딴판일 뿐입니다. 짓는 매무새가 눈에 띌 수 있되, 두런두런 새물결이에요. 빗장을 열어 새바람을 맞이합니다. 빛나는 아침을 맞이하면서 저 높은 구름처럼 마음을 훨훨 띄웁니다. 한꺼번에 다 일굴 수 있을까요? 하루아침에 모두 이루어도 될까요? 첫단추를 꿰듯 새날을 살아갑니다. 첫마당에서 놀듯 새뜻하게 꿈을 그립니다. 한 해 내내 늘 처음으로 나아가는 나들이입니다. 첫코가 어긋나면 실을 풀고서 새로 뜨면 되어요. 첫자락부터 그르쳤으면 반짝 웃으며 다시 마실을 나서요.
ㅅㄴㄹ
새·새길·새롭다·새뜻하다·새로가다·새로걷다·새로짓다·새물결·새너울·새바람·새흐름·생각·슬기·열다·뜨다·띄다·트다·틔우다·남다르다·눈에 띄다·다르다·다른꽃·딴판·또다르다·짓다·지어내다·세우다·자아내다·잣다·이루다·일구다·일으키다·처음·처음길·첫·첫걸음·첫단추·첫마당·첫물·첫밗·첫씨·첫싹·첫발·첫발짝·첫선·첫손·첫삽·첫일·첫코·첫자리·첫자락·첫차림·반짝·번뜩이다·번쩍·별쭝나다·빗장열기·빗장풀기·한걸음 더·한걸음 내딛다·빛깔있다·빛나다·빛있다·빛접다·빛나리 ← 창의, 창의적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