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9.29.
《구구》
고영민 글, 문학동네, 2015.10.28.
〈책과 아이들〉에서 ‘바보눈(바라보고 보살피는 눈)’ 다섯걸음을 편다. ‘부산 어린이청소년 잡지’를 작은이 손길로 조촐하게 펴내는 길을 한참 이야기한다. 우리가 여밀 잡지 이름을 짓는다. 《파란씨·앗》으로 잡는다. 저녁에 보수동 책골목으로 마실을 간다. 어제 미처 장만하지 못 한 몇 가지 책을 장만한다. 부산이웃님한테 건넬 《좋은 사람》(타카하시 신)을 꾸러미로 챙긴다. 《구구》는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꾸러미일까. 이처럼 ‘글만들기’를 해야 ‘문학’이라는 옷을 입고서 ‘문학동네’ 같은 데에서 ‘시집’을 멋스럽게 낼 수 있다면, 이 나라에서 모든 글은 다 죽었다. 그러나 글을 만들지 않고서 일구거나 가꾸거나 여미면서, 무엇보다도 집안일부터 하고 살림살이를 거뜬히 돌아보면서, 이러한 하루를 그때그때 글로 담는 사람이 조곤조곤 수다를 하듯 이야기를 선보인다면, 이 나라는 아직 글이 살아숨쉰다고 본다. 집안일을 하는 하루를 옮기면 된다. 아이를 돌보며 배운 살림을 옮기면 된다. 짝짓기나 살섞기가 아닌, 사랑을 옮기면 된다. 사랑이 없거나 아닌 채 쳇바퀴를 도는 굴레를 갖은 멋을 부리면서 끄적거리는 ‘만들기(공작)’가 문학이라면, 이러한 문학은 어떤 아이한테도 한 자락조차 물려줄 수 없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