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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백의 일제강점사 35년 1 - 1910-1915 식민지 무단통치 ㅣ 박시백의 일제강점사 35년 (양장개정판) 1
박시백 지음 / 비아북 / 2024년 10월
평점 :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12.5.
만화책시렁 686
《35년 1 1910-1915》
박시백
비아북
2018.1.2.
《35년 1 1910-1915》은 “조선총독부의 무단통치, 가혹한 탄압 속에서 움트는 항전의 서막!”이 줄거리인 듯싶습니다. 책 뒤쪽에 이렇게 적습니다. 일본이 어떤 얼거리로 틀을 세우면서 옆나라를 넘보다가 쳐들어오는지 들려주는 듯한데, 하나하나 보노라면 온통 사내만 들끓는 줄거리와 그림입니다. ‘사내’만 들끓되 이들은 모두 임금붙이·벼슬아치·글바치입니다. ‘토지조사사업’ 탓에 죽어가는 ‘소작인’ 살림을 한두 칸으로 넣기는 하되, 수수한 흙사람은 이 한두 칸으로 끝입니다. 더욱이 논밭낛꾼(소작인)이 어떻게 허덕였는지는 막상 하나도 안 그리거나 못 그립니다. 끝까지 참으면서 넘기다가 숨이 막힙니다. 왜 ‘그들’하고 ‘그들’끼리 툭탁거리는 모습만 담을까요? 아무래도 글로 남은 1910∼15년 발자취에는 ‘그들’끼리 아웅거린 줄거리만 있을 만합니다만, 나라(정부)하고 나라(정부)를 둘러싼 길만 짚는다면 ‘발자취(역사) 겉핥기’라고 느낍니다. 조선이라는 나라를 잇는 동안 임금붙이 아닌 수수한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요? 옷을 어떻게 깁고 밥을 어떻게 하고 집을 어떻게 지었을까요? 우리나라 바느질하고 길쌈은 어떤 살림일까요? 흙을 일군 사람들 밥그릇과 수저는 어떻게 생겼나요? 짚을 어떻게 말려서 신을 삼고 지붕을 올렸나요? ‘그들’이 아닌 ‘우리’를 밑동으로 삼지 않을 적에는 ‘그들’이 차려주는 나라하고 틀하고 굴레만 그리게 마련입니다. 우리가 서로 어떻게 하루를 누리고 그리고 나누면서 살았는지 들여다보아야 비로소 ‘발자취’답습니다.
ㅅㄴㄹ
“조선의 엘리트들은 국가적 단결을 몰라. 저만 잘났고 자파의 이익만 중하게 생각하니 허구한날 당파싸움에 빠져 살지. 노론, 소론, 남인, 북인 사색당파에다 친청파니, 친러파니 하며 늘상 싸움질이지. 이 모든 조선 역사의 특징들은 무엇을 보여주는가? 조선은 스스로 독립할 능력도 문명화할 역량도 없다는 걸 보여주지. 그런데 정말 정말 정말로 다행인 것이 무엇이냐? 이웃에 뿌리가 깊고 문명화에 성공한 강국, 바로 우리 대일본제국이 있다는 것이거든.” (49쪽)
토지조사사업의 또 다른 수혜자는 지주들이었고, 반면에 소작인들의 처지는 더욱 열악해졌다. 소작인들은 툭하면 소작을 떼겠다는 지주들 앞에 한없이 작아져야 했다. (64쪽)
서울의 주요 거리가 포장되고, 가로등이 켜졌다. 이러한 변화들이 조선인들에겐 적잖은 충격이었으리라. 총독부는 이런 변화들을 한데 모아 총독부 통치의 성과를 선전하려 했고, 그 결과 열린 것이 조선물산공진회다. (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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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1 1910-1915》(박시백, 비아북, 2018)
혁명의 기운은 커져만 가더니
→ 불꽃은 차츰 크더니
→ 너울은 조금씩 크더니
17쪽
각국의 이해가 서로 얽히면서
→ 여러 나라가 돈으로 얽히면서
→ 뭇나라가 밥그릇으로 얽히며
21쪽
무엇을 주권선이라 이르는가? 강토(疆土)가 그것이다
→ 무엇이 우리나라인가? 이 땅이 우리나라이다
→ 무엇이 우리 땅인가? 바로 흙이다
29쪽
박용만과는 감옥에서 만나 결의형제한 사이
→ 박용만과는 가둠터에서 만나 한벗인 사이
→ 박용만과는 사슬터에서 만난 너나들이
20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