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1.13.


《이파라파냐무냐무

 이지은 글·그림, 사계절, 2020.6.10.



곁님과 큰아이가 무김치를 한다. 작은아이가 거든다. 오늘은 마을이 조용하다. 셈겨룸(대입시험)을 치르는 날인가 했더니 이튿날이다. 시골이란, 조용히 이는 바람을 맞이하고 온갖 새가 노래하는 소리를 반기면서 즐거운 터전이다. 쇳덩이(자가용)가 없으면 시골살이가 고되다고 잘못 여기는 분이 많은데, 시골이야말로 두다리에 두바퀴(자전거)로 지내면서 몸마음을 다스리는 살림터이기에 아름답다. 《이파라파냐무냐무》를 몇 해 앞서 처음 보면서 이내 덮었다. 올가을에 모처럼 되읽어 보면서도 곧 덮는다. 우리 이는 “밖으로 드러난 뼈”라 여길 만하다. “이라는 뼈”는 “잇몸이라는 살”이 감싼다. 먼 옛날부터 사람들은 잇솔질을 함부로 안 했다. 살에 낀 때를 벗긴다면서 마구 비벼대지 않는다. 부드러이 비비고 쓰다듬어야 때가 알맞게 나올 뿐 아니라, 살결이 부드럽다. 잇몸과 이도 매한가지이다. 요즈음 ‘잇물(치약)’은 하얗게 반들반들 해준다면서 갖운 죽음물이 깃든다. 잇솔과 잇물을 함부로 쓸수록 이가 망가질밖에 없다. 재미나거나 귀엽게 그림책을 빚을 수 있지만, 살과 이와 뼈를 비롯한 몸빛을 가꾸고 돌보는 길을 곰곰이 제대로 들여다보아야 할 노릇일 텐데.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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