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9.19.
《안익태 케이스》
이해영 글, 삼인, 2019.1.15.
올가을에 새로 책으로 내려는 글꾸러미를 추스른다. 어떤 목소리를 담아서 어떤 살림살이를 풀어놓을 만할는지 돌아본다. 이웃나라에 ‘글지기 아줌마’가 있다. 아줌마로서 아이들 곁에 서고 마을사람 사이에 스미는 하루를 담아내는 ‘이시무레 미치코’ 님이다. 나는 이곳에서 ‘글지기 아저씨’일 수 있을까. 늘 아이들 곁에 서면서 들숲바다 사이에서 스미는 오늘을 담아내는 길을 걸을 수 있을까. 걸어야 글을 읽고 쓴다. 걸어야 아이 곁에서 나란하면서 이야기를 듣고 들려준다. 《안익태 케이스》를 읽은 지 여러 해 지난다. 한참 책더미에 쌓고서 지나치다가 오늘 비로소 치운다. 안익태가 감춘 민낯을 찬찬히 밝힌 대목을 돋보인다만, 일본말씨·일본영어에 옮김말씨가 너무 춤춘다. 글을 굳이 이렇게 써야 할까? “그냥 글”조차 아닌 “일본앞잡이 안익태를 나무라는 글”인데. 일본앞잡이를 나무라는 글을 쓸 적에 ‘일본말씨’를 안 써야 하지는 않을 테지만, 좀 덜고 솎고 다듬을 줄 알아야 할 텐데. 안익태는 “죽은 앞잡이”인데, 서슬퍼렇던 일본군국주의·조선봉건가부장에 물든 일본말씨·중국말씨는 이제 하나하나 털고 씻고 치우면서 ‘우리말씨(나답게 나를 사랑하는 말씨)’로 거듭나야 이 나라가 바뀔 만하리라 본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