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1.12.
《영어를 공용어로 삼자》
복거일 글, 삼성경제연구소, 2003.2.20.
아침에 조금 쉬고서 셈틀을 꾸러미로 싼다. 지난해에 새로 장만해서 곁님이 쓰는 셈틀인데, 한 해 만에 숨이 멎네. 큰아이랑 시골버스를 타고서 읍내 나래터로 간다. 오늘 따라 유난히 손님이 많다. 셈틀을 부치는 삯이 12000원. 무게에 덩치가 있지만, 시골에서는 뭘 부치든 비싸다. 《영어를 공용어로 삼자》를 문득 들추었다. 벌써 스무 해가 묵었다.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이 책을 냈다니 놀라우면서 안 놀랄 만하다. 우리나라는 영어를 함말(공용어)로 삼는 바보짓을 할 까닭이 없다. 영어를 제대로 가르칠 일이다. 우리나라가 유난히 영어가 엉성하거나 겉멋으로 쓰는 글바치가 많은 까닭을 읽어내야 한다. 아직도 ‘한국영어’는 ‘일본영어’ 꼬랑지에 얽매인다. 일본한테 짓밟히는 수렁(일제강점기)일 무렵 들여온 틀이 고스란하고, ‘영한사전’은 오랫동안 ‘영일사전’을 베껴서 냈다. 우리는 우리말부터 찬찬히 짚는 배움틀부터 없다. 우리말부터 제대로 익혀야 영어나 한자를 제대로 익힐 텐데, 바탕말부터 엉성하니 모래집을 세우는 꼴이다. 서울말 곁에 사투리를 나란히 두면서 영어와 한자를 가르친다면, 아이어른 모두 눈을 뜨리라 본다. 시골말·숲말·살림말을 함께 배워야 말빛을 가꿀 수 있다. 박정희·이승만 꼬랑지를 잡는 붓으로는 허울스런 글만 쓸 뿐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