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9.9.


《간병일기》

 강희자 글, 카프카의밤, 2022.9.1.



아침에 듣는 풀벌레노래를 헤아려 본다. 고흥 시골집에서는 하루 내내 ‘노래잔치’이다. 큰고장으로 나와서 이따금 풀벌레나 새가 들려주는 노래를 듣다 보면 매우 가늘고, 어느새 쇳소리(자동차 소음)한테 잡아먹힌다. 부릉부릉 몰면 한결 느긋이 더 멀리 오간다고 여기는데, 그만큼 풀꽃나무를 밀어내면서 작은이웃 삶자리를 빼앗는다. 이 삶길을 헤아릴 적에 사람으로서 사람답게 어울릴 슬기를 바라볼 테지. 어제그제에 이어 오늘까지 여러 부산이웃하고 말과 마음을 섞다가, 부산에서 ‘어린이·푸름이 달책(잡지)’을 엮을 수 있겠다고 느낀다. 왜 부산인가 하면, 부산은 “걷는 아이”하고 “걷는 아이 손을 잡고서 함께 걷는 어른”이 꽤 많더라. 아이는 손을 내밀면서 웃는 눈빛이요, 어른은 손을 잡으면서 노래하는 눈망울이다. ‘파란붓’하고 ‘파란붓꽃’ 같은 이름을 떠올려 본다. 앞으로 더 얘기하면서 잡지이름을 잡을 수 있겠지. 《간병일기》는 할머니가 할아버지를 곁에서 돌본 나날을 차곡차곡 그러모은 하루글이다. 돌봄글에는 돌보는 마음이 물씬 흐른다. 돌아보고 살펴보면서 스스로 마음을 들여다보는 이야기를 담는 돌봄글이다. 서로 돌보면서 함께 둘러본다. 나란히 돌보면서 같이 걷는 이 하루를 그린다.


ㅅㄴㄹ


이 책은 부산 연산동 <카프카의 밤>으로 나들이를 하면 살 수 있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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