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4.10.31. 세 손길
두 아이가 일손을 보태었다. 책을 글자루에 담는다. 함께 땀을 뺐고 큰아이가 짐꾼이 되어 읍내 나래터로 나른다. 책을 44자락 챙겼고, 1자락은 받는곳을 미리 안 챙긴 탓에 이튿날 다시 나와서 부치려고 한다. 43자락을 부치는 꽃삯(우표삯)이 7만 원이 넘는다. 곳곳으로 퍼트리는 길삯이다. 처음에는 혼손길로 여미면서 집안일을 도맡았고 어느새 큰아이가 거들며 집살림도 익히더니, 바야흐로 작은아이도 든든일꾼으로 서면서 보금살림을 함께 짓는다.
세 손길은 세 갈래로 어울린다. 세 걸음을 내딛고, 세 마음을 모으고, 세 눈빛을 아우른다. 찬찬히 날아갈 책을 바라본다. 너희는 이제부터 즐겁게 만날 새터에 새록새록 이야기씨를 심으렴. 한가을은 늦가을로 접어들려고 한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