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8.31.
《우리말 의존명사 사전》
백문식 엮음, 그레, 2022.9.8.
꾀꼬리가 이제는 돌아갔으려나 했으나 새벽녘에 또랑또랑 맑게 노래하는 소리가 스며든다. 8월 끝날이지만 아직 여름이니까. 9월로 접어들어도 한창 후끈볕일 테니, 꾀꼬리는 더 노래하다가 훅 떠날 테지. 〈우리말로 노래밭〉 열한걸음을 꾸린다. 오늘은 ‘오다’라는 낱말로 이야기를 연다. ‘오늘·온·옮다’를 비롯해서 ‘오롯·오른·왼’ 같은 낱말도 ‘오’가 밑동이다. ‘나·너’처럼 보는 자리가 다를 뿐 같은 길과 숨과 빛을 나타내는 ‘오른·왼’이다. 오른쪽과 왼쪽은 싸워야 할 까닭이 없다. 동무할 사이일 뿐이다. ‘왼’은 ‘홀로서기’로 흐른다면, ‘오른’은 ‘올바르기’로 흐른다. 우리는 올바르게 홀로설 줄 알아야 하고, 홀로서면서 올바로 볼 줄 알아야 한다. 《우리말 의존명사 사전》은 여러모로 안타깝다. ‘우리말’이란 이름을 붙였지만 ‘안 우리말’인 낱말을 잔뜩 욱여넣었다. 그저 ‘우리말’을 단출히 담으면서 뜻과 결과 쓰임을 깊고 넓게 다루면 된다. 글님이 낸 《우리말 어원 사전》도 ‘안 우리말’을 잔뜩 담았더라. 먼저 우리말을 우리 살림살이와 들숲바다와 사랑과 집과 마을을 바탕으로 익혀야, 이다음으로 한자나 영어도 제대로 배울 수 있다. 우리말은 오직 오롯이 우리말로 다뤄야 눈빛이 자란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