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8.29.
《숲은 언제나 우리의 친구》
시라 페르난데스·소니아 로익 글·그림/최서윤 옮김, 놀이터, 2023.3.24.
울타리 모시를 벤다. 나물이나 실이나 잎물로 안 삼는다면, 뭇풀을 베어내야 할 수 있다만, 시골도 서울도 모든 풀은 죽여야 한다고 여기는 마음이 그득하다. 아무 풀도 안 자라야 한다고 여기면서 투덜투덜 밉말과 막말을 쏟아내면서 풀죽임물을 뿌리는 이가 수두룩하다. 시골은 어느새 아기 울음소리가 사라졌는데, 뭇풀을 그저 말라죽이고 태워죽이고 뽑아죽이는 몸짓부터 어린이를 몰아냈다고 느낀다. 그러나 보자. 온풀(온갖 풀꽃)이 돋고 자라고 시들기에 이 땅이 기름지고 넉넉하다. 풀벌레가 깃들고 새가 찾아오고 매미가 꿈꾸고 지렁이가 기고 두꺼비와 개구리가 나란히 지내고 지붕에 구렁이가 또아리를 틀고 참새가 재잘거리면서 별이 쏟아지고 빗물이 싱그럽기에 모든 시골이 아름답고 푸르다. 《숲은 언제나 우리의 친구》를 돌아본다. 퍽 잘 그렸다. 순이 혼자 나오는 대목을 빼면 잘 여미었다. ‘순이만 있어’야 숲을 살릴까? 돌이는 없어도 될까? 돌이한테 숲빛을 안 들려주어도 되나? 돌이는 숲을 배우지 못 한 채 숲을 망가뜨리는 짓을 일삼아도 되나? 아닐 테지? 순이돌이가 함께 푸르게 둘레를 품고서 숲놀이와 숲노래와 숲살림과 숲하루를 누리는 이야기를 들려줄 적에 비로소 온누리가 맑고 밝게 깨어날 수 있다.
#El bosque es nuestra casa (2021년)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