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8.26.
《하얀 비행》
박선정 글·그림, 노란상상, 2022.12.23.
아침에 두바퀴를 달려 발포 바닷가에 닿는다. 어제 부산에서 함께 고흥으로 온 이웃님을 만난다. 모래밭을 맨발로 걷는다. 물놀이철이 끝난 모래밭은 더럽다. 불을 피워 고기를 구워먹은 자국이 수두룩하고, 잿내음이 매캐하다. 부산바다랑 고흥바다는 다르다. 부산은 늘 찰랑이는 물결이요, 고흥은 밀물썰물과 갯벌과 ‘썰물에도 길게 드러나는 모래밭’이 있다. 고흥과 인천과 제주와 서산과 부산과 포항과 강릉 같은 바다마다 ‘바닷물맛’도 다르다. 바닷물을 맨손으로 가볍게 떠서 살살 머금으면, ‘소금’이란 무엇이고 ‘소금이 깃든 물’이란 무엇인지 온몸으로 익힐 만하다. 부산이웃님은 ‘숲노래 씨가 시골에서 쓰는 글’만 읽어오다가, 오늘 비로소 ‘어떤 터전이 어떤 글을 낳는지’를 몸소 느끼신다. 하루 내내 풀벌레가 노래하고, 밤이면 맨눈으로 미리내를 볼 수 있는 시골을 이웃님 스스로 눈앞에서 마주하셨으니까. 《하얀 비행》을 돌아본다. 비록 서울살이를 담더라도 한동안 서울밖이나 시골이나 부산이나 작은고장에서 깃들면서 하늘과 들숲을 마주한다면, 붓끝이 확 다르게 피어나리라 본다. 서울에 갇히기에 서울살이도 매캐한 틀과 뻔한 얼개에서 못 벗어나지 싶다. ‘비행’은 우리말이 아니다. ‘날다’가 아누리말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