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0.21.


《기쁨이 열리는 창》

 이해인 글, 마음산책, 2004.6.25.



아침에 무국을 끓인다. 작은아이가 어제 반죽을 해놓았다면서, 곁님하고 반죽을 뜯어서 수제비로 바꾼다. 낮에는 작은아이하고 저잣마실을 간다. 함께 짊어지고서 천천히 걷고, 어린이쉼터에서 숨을 돌린다. 그런데 이름은 ‘어린이쉼터’인데 어린이보다 할매할배 수다터로 바뀐다. 이러면 어린이가 이곳에 오고 싶을까? 할매할배 쉼터는 곳곳에 많은데, 어린이쉼터에서는 조용해야 하지 않을까? 어린이쉼터는 누구나 드나들며 조용히 쉬는 터전이어야 맞다. 그래서 어린이쉼터에서는 술담배를 말라는 알림판이 곳곳에 서는데, 정작 여기에서 담배 태우는 꼰대가 수두룩하다. ‘어른 아닌 꼰대’는 늘 그들 나이를 앞세우려고 든다. 나이가 안 되면 ‘돈’과 ‘옷’과 ‘쇠(자동차)’를 들이민다. 이런 시골이라면 아이들한테 꿈씨가 깃들 수 있겠는가? 《기쁨이 열리는 창》을 읽어 본다. 아침저녁으로 새소리로 열고 닫으면서, 낮에는 햇빛을 머금는 풀꽃나무를 동무하며 일하다가, 밤에는 별빛이 서리는 풀벌레노래로 꿈길로 간다면, 굳이 글을 안 쓰고 안 읽어도 된다. 그리고 글을 쓰려면 밤낮노래와 풀꽃노래를 품을 일이다. 시골 아재는 무슨 책을 읽을까? 아예 아무 책도 안 읽지 않을까? 시골 아지매도 책읽기란 아예 마음에 없지 싶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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