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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이의 육아일기
최정현 글.그림 / 여성신문사 / 2004년 6월
평점 :
품절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10.24.
만화책시렁 683
《반쪽이의 육아일기》
최정현
여성신문사
1992.4.4.
어느새 거의 잊혔다고 할 만한데, 《반쪽이의 육아일기》가 처음 새뜸(신문)에 실리고 제법 읽힐 즈음에 적잖은 사내는 “이런 만화를 여자들이 보면 안 돼!” 하면서 치웠습니다. 1994∼98년 사이에 ‘대학생 또래나 동생이나 언니’한테 《반쪽이의 육아일기》를 같이 읽자고 하면 다들 낯을 찡그리면서 “이런 만화 때문에 남자들이 집안일을 하면 어떡해?” 하는 푸념을 으레 늘어놓더군요. 그때마다 ‘사내’들한테 “넌 네가 사랑하는 사람 혼자 죽도록 일하면 즐겁니?” 하고 물었어요. 다만, ‘반쪽이’ 그림꽃을 보면 ‘집일을 반쪽’으로 나누어서 하지는 않습니다. ‘반쪽이 엄마’가 말하듯 “가끔 거든 손길”입니다. 지난날에는 가끔이나마 집안일을 거드는 사내가 드물었지만, 집안일을 도맡는 사내도 조용히 있었어요. 요즈음은 꽤 바뀌었다고 할 텐데, 집안일이건 집살림이건 아이돌봄이건 ‘반쪽으로 못 가릅’니다. 두 어버이는 온일을 다 맡을 줄 알면서, 힘닿는 쪽에서 기꺼이 아우를 줄 알아야 사랑입니다. 밥만 해서 끝이 아니고, 설거지를 해서 되지 않고, 비질을 좀 해서 훌륭하지 않고, 아이랑 한나절 놀았으니 잘한 셈이 아닙니다. 모두 익혀서 알아갈 살림입니다. 그리고 아버지 쪽에서 더 맡거나 그냥 다 맡을 집안일입니다. 아이를 사랑한다면 ‘기저귀 손빨래’쯤은 거뜬합니다. 아들은 돌까지 하루에 서른 자락, 딸은 돌까지 하루에 쉰 자락쯤 삶고서 손으로 척척 헹구면 너끈하지요.
ㅅㄴㄹ
우리 아기 첫 나들이는 예방접종을 하러 가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18쪽)
“왜 우는지 다른 사람들에게 좀 물어봤어?” “말로만 듣던 산통인가 봐.” “산통이 뭔데?” (21쪽)
“집안일은 누가 하고 애는 누가 보냐.” “내가 하고 있잖아.” “몇 번 한 것 가지고 되게 생색내네.” “그래도 나 같은 남자도 없다.” “그 정도 가지고 집안일이 유지되는 줄 알아.” (29쪽)
“일회용 기저귀는 자원낭비일 뿐만 아니라 공해 문제도 야기시킨다고 하던데.” “내가 그러면 하루에 30개 기저귀를 빨란 말이야? 아기빨래는 손빨래로 해야 하는데.” (45쪽)
“도대체 뜨거운 다리미를 방바닥에 방치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 (137쪽)
일단 예비군복을 입고 입소하면 술·포카·고돌이로 시간을 때우기에 여념이 없고 이에 장교들은 골치를 썩이게 마련이다. 그래서 그들이 택한 편한 방법이라는 것이 음란비디오나 폭력물, 어디서 구했는지 알 수 없는 3류영화를 시청케 하는 것이다. 초저녁부터 ‘벗기는 영화’를 보기 시작해서 술까지 들어가니 자연히 사람들의 입에서는 과장된 음담패설이 나오게 마련이고 사람들은 동원훈련으로 인한 여러 가지 불이익을 잊어버리고 마치 자신이 현재 어디 룸싸롱이나 아방궁에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1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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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이의 육아일기》(최정현, 여성신문사, 1992)
우리 아기 첫 나들이는 예방접종을 하러 가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 우리 아기는 미리맞기를 하러 첫 나들이를 했다
18
몇 번 한 것 가지고 되게 생색내네
→ 조금 했다고 되게 티내네
29
자연히 사람들의 입에서는 과장된 음담패설이 나오게 마련이고
→ 사람들은 저절로 더럼말을 나불대게 마련이고
→ 사람들은 저절로 응큼말을 떠벌리게 마련이고
196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