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4.10.14. 끝으로
전남 고흥에서 펴는 ‘우리말로 노래밭’이 거의 끝으로 달린다. 오늘은 빗소리를 조금 들으며 함께 이야기를 한다. 끝이란 새로 나아가는 첫길이다. 한 걸음씩 모아서 끝으로 다다르고, 이제 꿈길을 새로 그려서 웃는다. 아침 여덟 시를 넘어서 읍내로 나오고, 낮 세 시 즈음에 집으로 돌아간다. 듣는 분도 들려주는 나도 저마다 일찌감치 움직이고 하루를 고스란히 쓰면서 마음을 나눈다. 모든 곳은 일거리가 아닌 마음씨앗을 심고 펴고 가꾸고 노래하면서 생각이 자란다. 새해에도 이 노래밭을 일굴 수 있는지는 헤아리지 않는다. 마음이 모이면 펴고, 마음이 없으면 안 펼 뿐이다. 시골버스를 기다리다가 길을 걷다가 책을 읽는데 살짝 졸립다. 삶이란 뭐지? 좋은 문학이 아닌 숲빛으로 물드는 텃밭 같은 글꽃을 읽고 나누는 이웃은 어디에 있을까.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