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8.20.
《꽃샘추위》
임순옥 글·이상권 그림, 산하, 2022.11.25.
엊저녁부터 구름바다를 이룬다. 비가 오겠구나. 아침에 햇볕이 한동안 비추다가 비로소 후두둑 떨어진다. 비는 오다가 멎기를 되풀이한다. 멎을 적에는 구름이 걷히면서 해가 난다. 비가 뜸한 아침에 시골버스를 타고서 읍내 나래터를 얼른 다녀온다. 늦은낮에는 조용하다가 저녁에 다시 빗물을 뿌린다. 많이 뿌리지는 않아도 가문 들숲을 적시고 바람이 싱그러이 몰아친다. 《꽃샘추위》를 읽었다. ‘동화쓰기’라는 틀로 보면 알맞게 엮었구나 싶으나, 이야기가 좀처럼 못 살아난다고 느낀다. 아이들은 뭘 하며 놀까? 요새 아이들 놀이를 꼭 지켜보고서 ‘어린이 놀이’를 넣어야 하지는 않지만, 어린이가 어린이로서 어린이넋을 살리는 놀이빛을 밝히는 곁얘기가 하나도 없고, 동무나 어버이하고 부딪히고 다투다가 응어리를 어느새 푸는 줄거리로 맺는구나. 글감(소재주의)에만 파묻힐 적에는 ‘문학’은 될는지 모르나 ‘이야기’하고는 한참 멀다. 우리는 어른으로서 아이들한테 ‘문학 아닌 이야기’를 들려줄 노릇이라고 본다. ‘동화쓰기·동시쓰기’는 이제 멈추고서 ‘이야기쓰기·노래쓰기’로 거듭날 일이라고 본다. 이야기가 없기에 꿈이 없고, 노래가 없기에 사랑이 없다. 이야기와 노래를 잊기에 다들 서울만 쳐다본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