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8.14.
《김밥의 탄생》
신유미 글·그림, 봄개울, 2024.5.5.
꾀꼬리노래를 아침과 낮과 저녁마다 들으면서 가락과 결이 때마다 어떻게 다른가를 헤아린다. 볕날을 언제까지 이으려나. 비날은 언제 찾아오려나. 집안일을 하고, 씻고, 밥을 차리고, 빨래를 하면서 하루가 지나간다. 아이들이 자리에 누우면 부채질을 한다. 일하면서 셈틀한테도 부채질을 한다. 여름이란 땀을 빼는 철이니, 신나게 땀을 쏟고서 씻는다. 여름에 더위를 기쁘게 받아들이기에, 겨울에 포근하게 날 수 있다. 우리 몸속에 남은 찌꺼기가 땀하고 때로 빠져나오기에 새살이 돋고 한결 튼튼하다. 이렇게 여름을 보내기에 겨울 찬바람이 거뜬하면서 반갑다. 《김밥의 탄생》은 아이들한테 어떤 살림을 보여줄 만할까? 이 그림책은 어른들한테 어떤 하루를 속삭일 만할까? 우리나라는 그림책이건 그림꽃(만화)이건 자꾸 ‘얼굴(캐릭터)’에 파묻히려고 한다. 몸이 있으니 얼굴을 볼 테지만, 너무 얼굴만 쳐다보느라 막상 마음을 잊고 몸속을 이루는 숨빛을 놓친다. 이쁘장한 얼굴(캐릭터)이 아니면 볼만하지 않다고 여기면, 이미 글과 그림과 이야기가 사라진다. ‘그림부터’ 그리다가 어느 날 문득 태어나는 얼굴이라면 어울리지만, 처음부터 얼굴만 꾸미려 하면 그림부터 몽땅 흔들린다. 글책도 매한가지이다. 글감만으로는 못 쓰는 글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