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0.6.
《타오 씨 이야기》
장재은 글·그림, 사계절, 2024.5.30.
빗줄기가 마당을 적시고 들을 감싼다. 큰아이하고 논두렁을 걸어서 옆마을로 간다. 12:20 시골버스를 타고서 읍내로 간다. 빗소리를 들으면서 ‘우리말로 노래밭’ 열일곱걸음을 편다. 비가 오는 시골 읍내에는 걷는 사람이 더 뜸하다. 아주 호젓하게 이야기밭을 누리고 일군다. 걸어다니기에 듣고 보고 느낀다. 걷다가 멈추어 들여다보고 귀여겨듣기에 맞아들여서 배운다. 그렇다면 안 걷는 사람은 안 듣고 안 보고 안 느끼는가? 맞다. 안 걷기에 듣거나 보거나 느낄 짬이 없다. 쇳덩이에 몸을 싣고서 빠르게 달리느라 다른 쇳덩이를 곁눈질하기에 바쁘다. 어른이 태운 쇳덩이에 탄 아이도 매한가지이다. 아이는 제 다리로 거닐어야 바람과 해와 비를 느끼면서 배운다. 아이는 마음껏 뛰고 달리고 구르고 웃어야 나날이 새롭게 자란다. 《타오 씨 이야기》는 뜻있게 나온 그림책이라고 느끼는데, ‘뜻을 앞세우’느라 막상 ‘이야기를 놓치’는구나. ‘외국인근로자(외노자)’를 ‘이주노동자’라는 다른 한자말로 옮긴들 ‘이주(옮긴)’ 모습에서 그친다. 이제는 ‘이웃일꾼’으로 마주하면서 어깨동무하는 길을 볼 때이고, 이웃으로서 함께살면 이 줄거리를 어떻게 다듬어서 풀 적에 그야말로 ‘이웃씨 이야기’로 거듭날는지 알아보겠지. 좀 걷자.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