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0.8.
《소농, 문명의 뿌리》
웬델 베리 글/이승렬 옮김, 한티재, 2016.1.25.
이레 동안 집손질을 한 일꾼이 내놓은 쓰레기가 한가득이다. 쓰레기자루를 들여다보며 생각한다. 지난날에 나무하고 흙으로 집을 짓고 살림하던 때에는 그야말로 ‘살림’을 했기에 쓰레기가 없었다. 아침부터 쓸고닦는다. 치우고 손질한다. 싱싱칸(냉장고)이 힘을 못 내는데, 열세 해째 쓴 싱싱칸은 숨이 턱에 찼단다. 싱싱칸은 열다섯 해까지 쓴다는구나. 새것을 장만해야 한다는 뜻인가. 저녁에 광주교통방송하고 이야기한다. ‘한글날맞이’라고 한다. 예쁘거나 좋은 말을 찾으려고 하면 오히려 마음이 갇히게 마련이고, 어린이가 거친말(비속어)을 쓴다면 다 ‘어른 아닌 꼰대’한테서 들은 말씨일 테니 우리 스스로 말결을 가다듬으면 다 바뀐다. 길이란 참 쉽다. 우리가 안 갈 뿐이다. 《소농, 문명의 뿌리》를 읽었다. 옮김말씨는 매우 아쉽지만, 열다섯 살 푸름이부터 함께 읽을 만하다고 본다. 작은밭을 짓는 길이 살림빛을 북돋우는 뿌리라는 대목을 차근차근 짚는다. 큰밭이나 큰논으로는 오히려 이 별과 나라와 마을을 몽땅 죽이기 쉽다. “일하는 땅임자”가 더러 있을 테지만, 땅임자는 으레 노닥거린다. 전남 영광은 고을지기(군수)를 새로 뽑는다는데, 뽑기철에만 얼굴을 볼 뿐, 그다음에는 어디론가 사라지겠지.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