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0.9.
《푸른배달말집》
한실·푸른누리 엮음, 안그라픽스, 2024.10.1.
한글날 새벽에 짐을 꾸려서 논두렁을 걷는다. 새벽을 여는 새소리를 듬뿍 담으면서 황산마을에 닿는다. 읍내로 가는 첫 시골버스를 탄다. 이튿날 일거리를 앞두고 미리 경기 부천으로 가려는 길이다. 전주를 들를까 하다가 그만둔다. 곧장 서울로 가서 아이들 옷 넉 벌을 장만하고서 전철을 갈아탄다. 오늘이 한글날이라 해서 다를 일은 없다만, 앞으로는 ‘한글한말날’처럼 말글을 함께 바라볼 수 있어야지 싶다. 말이 있기에 글을 담고, 말을 글에 얹어서 나누기에 우리 이야기를 오래 건사한다. “소리를 그리는 그릇”인 글을 지은 일은 훌륭한데, “마음을 담은 말”을 누가 어떻게 지었는지 자꾸 잊거나 등질 적에는 우리 스스로 빛이 바랜다. 《푸른배달말집》이 나왔다. 아직 종이책으로는 못 본다. 이 꾸러미에 나눔글(추천사)을 보태었다. 굳이 ‘종이 낱말책’을 엮는 뜻을 모를 분이 많을 텐데, “모르거나 낯선 낱말은 가끔 찾아보”되 “안다고 여기거나 낯익은 낱말을 늘 찾아보”아야 하기에 종이 낱말책을 엮어서 선보인다. 말이 왜 갈피를 잃으면서 헤매겠는가? 여느 말씨가 흔들리는 탓이고, 삶말을 잊고 살림말을 등진 탓이다. 숲노래 씨는 이 꾸러미 이름을 지었고, 옮김말씨나 일본말씨를 손보고 새말을 얹는 몫을 살짝 거들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