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8.11.


《우리 모두 시를 써요》

 이오덕 글, 양철북, 2017.9.25.



볕날을 보름 즈음 이은 듯싶다. 사이에 소나기가 가볍게 그은 날이 하루 있되, 내내 바싹바싹 말린다. 늦여름 뙤약볕은 들숲을 뜨끈뜨끈 감싸면서 열매가 속으로 잘 익도록 어루만질 텐데, 곧 비구름이 몰려서 마지막 더위를 식히고 재우면서 새철로 나아가리라 본다. 하루 내내 여러 나비가 갈마든다. 아늑하게 흐르는 나날을 누리려는 마음이 있다면, 온곳이 이처럼 고즈넉할 수 있다면, 우리 눈빛도 거듭나리라. 《우리 모두 시를 써요》를 되읽는다. 아이도 어른도 함께 앉아서 노래를 쓰면 아름답다. 어른도 아이도 나란히 서서 같이 노래를 부르면 즐겁다. 살림하는 자리에서 짓는 노래이다. 사랑하는 마음이 오가면서 나누는 노래이다. 잘 보이려고 꾸민다면 노래가 아니요, 글조차 아니다. 흉내내거나 베낀다면 노래는커녕 글이 아니다. 아이들이 눈치를 안 보면서 마음을 적을 수 있을 때에 따뜻하다. 어른들이 손수 하루를 짓는 마음을 스스럼없이 펼 때에 아늑하다. 소꿉놀이하고 살림살이가 만나기에 노래에 이야기에 글이 깨어난다. 꿈씨를 담고 사랑씨를 심기에 마음씨가 빛나고 말씨에 글씨가 아름답다. 모든 갈래 어느 자리에서도 말 한 마디가 노래여야지 싶다. 무엇을 가르치거나 배우거나 노래로 주고받을 때라야 넉넉하다고 본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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