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10.3.

오늘말. 품꽃


파랗게 넘실거리는 바다입니다. 나무가 푸르게 가득한 숲입니다. 바다가 깨끗하면 숲이 깨끗하고, 숲이 푸르기에 파다가 더욱 맑습니다. 바다가 무너지면 들숲도 무너집니다. 들숲이 어지럽고 죽어가면 바다도 망가져요. 바다하고 들숲을 가를 수 없습니다. 안팎으로 나눌 수 없어요. 매캐한 나라에는 들도 숲도 바다도 매캐합니다. 꽃살림인 나라는 푸른들과 파란바다를 품꽃으로 삼습니다. 그런데 적잖은 나라는 잿까망으로 나아가려고 합니다. 돈이 되면 좋다고 여기느라 숱한 삽질과 가지가지 막짓을 이어가려고 하는군요. 우리는 무엇을 보아야 할까요? 말썽과 사달을 봐주면서 돈수렁에 사로잡혀야 할까요? 잿검정에 눈감던 몸짓을 모두 떨쳐내고서 눈부시게 푸르고 파란 살림으로 나아갈 노릇이지 싶습다. 이제는 바뀔 때입니다. 오늘부터 달라질 삶입니다. 울타리를 둘러서 끼리끼리 너그러운 짓은 멈추기로 해요. 바깥하고 담을 쌓는 버릇은 버리기로 해요. 흥청흥청 아무렇게나 쓰고 버리는 짓도 그만두기로 해요. 마당에 꽃씨를 심어요. 길에는 쇳덩이(자동차)가 아닌 아이들이 뛰놀 터전을 두어요. 꿈씨를 품고서 사랑노래를 부를 때에 비로소 빛납니다.


ㅅㄴㄹ


바다·숲·나라·누리·꽃·꽃살림·빛·빛나다·엄청나다·눈부시다·판·마당·푸지다·푸짐하다·가득하다·많다·넘치다·넘실거리다·훌륭하다·좋다·대단하다·흥청흥청 ← 보고(寶庫)


잿검정·잿까망 ← 회흑색(灰黑色)


울타리·울·우듬지·품·품속·품꽃·바깥·바깥울·바깥담·바깥울타리·밖·밖울·밖담·밖울타리·바깥누리·밖누리·눈감다·봐주다·좋다·되다·너그럽다 ← 치외법권


가르다·나누다·쪼개다·가지·갈래·여러 가지·가지가지·갖가지·숱하다·달라지다·바뀌다 ← 분화(分化)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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