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자전거 손질 : 2011년부터 전남 고흥에서 살며 두바퀴를 고흥읍에서 사기도 하고 손질을 맡겨 보기도 했지만, 그냥 버려야 했다. 고흥 두바퀴집(자전거포)은 자전거를 팔 줄은 알아도 못 고치더라. 이웃 순천에 두바퀴를 맡긴 적 있는데, 순천에서 가장 잘 하는 집이라 해서 믿어 보았으나, 두바퀴 하나가 새로 망가졌다. 두바퀴를 달리다가 낡거나 닳는 곳이 있으면, 또는 부러지거나 끊어진 데가 있으면, 서울로 실어 나른다. 1999년부터 다니는 서울 성산동 두바퀴집까지 간다. 왜 시골이나 전라도에서는 “두바퀴를 알뜰히 손질하는 일꾼”을 찾기 어려운가? 이 고장 어른들이 두바퀴를 안 타는 탓이 있고, 두바퀴를 오래오래 타면서 손질해야 하는 줄 모르기도 하고, 어떻게 손질하는지 생각조차 안 하는 탓이 있고, 시골이나 작은고장 어린이하고 푸름이한테 ‘두바퀴를 손질하는 일거리’를 아예 알려주지 못 하기도 하는 탓이기도 하다. 고흥·보성·장흥·순천·여수에서 펴는 ‘직업훈련·체험교육’에 머리손질(이발·미용)은 많아도 ‘두바퀴 손질’은 없다. 논일이며 밭일을 흙수레(농기계)에 죽음물(농약) 따위가 없이, 숲빛으로 짓는 길을 시골 어린이하고 푸름이가 배우지 못 하듯, 막상 시골살림을 지으면서 펼 만한 일거리를 품지도 않는다. 시골 아이들은 몸이 크면서 새로 옷을 장만해야 할 적에 큰고장이나 서울까지 가거나 누리가게에서 산다. 시골 어린이·푸름이한테 ‘옷짓기’를 배우도록 자리를 마련하고서, 시골 어린이·푸름이가 ‘옷을 짓는 일꾼’으로 자리잡도록 헤아리는 길(정책·교육)도 여태 본 적이 없다. 2023.10.12.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