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깨비 반달 그림책
이연실 글.그림, 김향수 빛그림 / 반달(킨더랜드)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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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9.24.

그림책시렁 1489


《먼지깨비》

 이연실 글

 김향수 빛그림

 한솔수북

 2009.3.2.



  우리말 ‘먼지’는 옛말꼴로 ‘몬재’라 합니다. ‘몬’은 ‘몸·모두’를 가리키는 옛말이고, ‘재’는 “몸을 잃고 바스라진 알갱이”를 가리켜요. ‘먼지’란, 처음 입은 몸이 찬찬히 바스라지면서 흩어진 알갱이라고 여길 만합니다. 《먼지깨비》는 바로 “바스라진 알갱이 사이에서 태어난 작은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몸을 잃어서 흩어진 알갱이라 하더라도 넋은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새록새록 깨비가 깨어납니다. 깨비는 사람을 괴롭히지 않습니다. 사람한테 장난을 걸기도 하고, 같이 놀고 싶습니다. 사람이 있기에 깨어나는 깨비인 터라, 사람 사이에서 같이 뒹굴면서 반짝이고, 성냥개비나 장작개비처럼 길다랗게 빛나는 모습으로 사근사근 부드럽게 나타나요. 다만, 숱한 도깨비는 삶터도 놀이터도 잃었습니다. 도깨비는 들숲바다에서 노닐기를 즐기지만, 사람들은 들숲바다를 떠나거나 망가뜨리면서 ‘서울(도시)’을 올리거든요. 서울은 밤낮을 잊기에 도깨비가 머물 데가 없습니다. 고즈넉하면서 차분한 데에서 사람하고 어울릴 깨비는 별빛으로 숨을 찾아요. 풀벌레노래로 노래를 누립니다. 둘레를 봐요. 우리는 깨비만 잊고 잃을까요? 사람빛도 잊고 잃지 않나요? 마음을 되찾을 적에 마을도 놀이도 노래도 되찾습니다.


(반달, 2014.7.7.)


+


《먼지깨비》(이연실·김향수 빛, 한솔수북, 2009)


먼지 산에 무슨 일이 생긴 게 틀림없어

→ 먼지메에 무슨 일이 생겼어

7쪽


누군가 오고 있어요

→ 누가 와요

17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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