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9.18.

오늘말. 하나꽃


혼자 태어나는 아이란 없습니다. 어버이가 나란하게 사랑을 나누기에 태어납니다. 홀로 맺는 씨앗이란 없습니다. 암꽃가루랑 수꽃가루를 고루 품는 길을 거쳐서 풀과 나무가 돋고 자랍니다. 둘은 다르면서 하나인 꽃입니다. 두 사람도 두 나무도 두 풀벌레도 두 나비도 다르기에 한길과 한빛과 한넋을 두루 녹이는 새길을 나아갑니다. 사람이 두 손으로 빚을 적에도 왼손과 오른손을 골고루 씁니다. 사람이 두 발로 걸을 적에도 왼발과 오른발을 어우르기에 뚜벅뚜벅 맞물리면서 척척 나아갑니다. 고른넋으로 살기에 사람이고, 두루눈으로 보기에 살림이고, 뭇눈으로 헤아리기에 사랑이고, 모두하나로 반짝이기에 삶이지 싶습니다. 바람을 쐬고 빗물을 마시고 이슬로 하루를 열다가 밤빛으로 꿈나라로 나아가는 풀꽃나무를 돌아봅니다. 저마다 한살림을 짓는 하루입니다. 다 다르지만 숨빛으로는 가운길에서 만나는 오늘입니다. 하늘빛으로 벼리를 짜고, 바람결로 복판에 들숨을 불어넣습니다. 온누리에 깃드는 뭇숨결이 온하나를 이루는 곳을 고즈넉이 바라봅니다. 가운자리에 서서 왼오른을 아울러요. 너도 나도 가운별이자 가운꽃으로 만나서 빙그레 웃어요.


ㅅㄴㄹ


아우르다·어우르다·하나·하나꽃·한꽃·한가운데·한길·한마음·한뜻·한몸·한살림·가운데·가운길·가운뎃길·가운꽃·가운빛·가운별·가운자리·가운칸·가운터·고루·고루두루·골고루·고루눈·고루눈길·고루길·고루빛·고루보다·고르다·고른길·고른넋·고른얼·고른빛·나란하다·나란빛·나란북·나란꽃·나란살이·나란살림·나란삶·두루·두루치기·두루눈·두루보다·두루길·두루빛·두루넋·두루얼·뭇·뭇길·뭇눈·뭇눈길·바르다·바른길·바른틀·벼리·복판·한복판·맞잡다·맞닿다·맞물리다·모두하나·모두한빛·모두한꽃·모두한길·온하나 ← 중성(中性), 중성적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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