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먹고 자고 기다리고 2
미즈나기 토리 지음, 심이슬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2년 9월
평점 :
품절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9.6.

책으로 삶읽기 956


《행복은 먹고자고 기다리고 2》

 미즈나기 토리

 심이슬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2.9.30.



《행복은 먹고자고 기다리고 2》(미즈나기 토리/심이슬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2)을 되새긴다. 나는 멧새가 들려주는 노래에 귀를 기울이면서 이 그림꽃을 읽었다. 풀벌레가 베푸는 노래를 귀담아들으며 이 그림꽃을 읽었고, 아이들하고도 함께 읽으면서 삶과 삶터와 삶길을 곰곰이 짚어 보았다. 모든 책을 굳이 아이하고 함께 읽어야 하지 않을 테지만, 아이한테 보여줄 만하지 않거나 보여줄 수 없는 책이라면, 어른으로서도 구태여 안 읽을 만할 텐데 하고 느낀다. 아이도 듣고 읽고 새길 수 있도록 줄거리하고 얼거리를 짤 수 있어야 어른스럽지 않을까? 아니, 어른이 어른으로서 할 일이란, “어른끼리 읽을 글”이 아니라 “아이가 언제 어디에서나 펼쳐도 될 만한 글”일 노릇 아닐까? 어른다움과 어른스러움을 내치고서 “어른끼리 일하고 노는 굴레”를 잔뜩 늘리고 넓히는 탓에 오히려 어른들 스스로 고달프고 지치고 버거운 나날일 만하다고 느낀다. 함께 일하고 쉬다가, 함께 노래하고 놀다가, 함께 잠들고 꿈꾸다가, 함께 일어나 들숲바다를 품을 수 있는 터전일 때에, 비로소 서로서로 즐거우면서 홀가분하고 아름다우리라 본다. 아이를 곁에 안 둘 뿐 아니라 안 쳐다보기에 아이가 어렵게 마련이다. 들숲바다를 등진 채 아예 가까이하지 않으니 들빛도 숲빛도 바다빛도 잊은 채 쳇바퀴에 갇힌다. 이제 이 나라는 거듭나야 한다. 나무그늘을 누리면서 걷는 길을 되살릴 노릇이고, 풀죽임물과 흙수레(농기계)가 없는 시골을 되찾을 일이고, 아이어른이 뒤섞여 뛰놀 골목을 돌아볼 때이다.


ㅅㄴㄹ


“몸이 힘들면, 날 고통스럽게 만든 사람한테까지 다정하게 대할 수는 없나 봐.” “풉. 아냐. 무기마키 씨, 많이 좋아졌네. 예전에는 자신을 너무 억제하는 면이 있었잖아. 괜히 안심이 돼.” (42쪽)


‘심심하고, 묽고, 따끈따끈 포근해서, 그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기에, 난 살아갈 수 있는 거야.’ (48쪽)


“제 그림은 대충 금방 그릴 수 있을 법한 초라한 그림이지만, 사람들에게 사랑받기 위해 날마다 별궁리를 다 해본다고요. 그런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사람들이 따르길 바라지 마세요.” (57쪽)


‘그 두 사람, 왜 그렇게 마음 편히 있을 수 있는 걸까?’ (146쪽)


#しあわせは食べて寝て待て

#水凪トリ 


송년회 대신 사원 여행 가는 거, 저는 참 멋진 아이디어라고 생각해요

→ 그믐밤 말고 일터놀이, 저는 참 멋지다고 생각해요

→ 섣달맞이 아닌 함마실, 저는 참 멋져요

5쪽


비과학적인 건 믿지 않는 분이라고

→ 바보같으면 믿지 않는 분이라고

→ 뜬금없으면 믿지 않는 분이라고

6쪽


양질의 평범함보다 더 나은 건 없어

→ 수수히 빛날 때보다 낫지 않아

→ 가볍게 멋스러울 적에 나아

11쪽


무색투명하고 언뜻 평범한 온천물처럼 보이지만

→ 맑고맑아 언뜻 여느 더운샘물처럼 보이지만

→ 말갛고 언뜻 수수한 포근샘물처럼 보이지만

14쪽


엄청난 용자가 이사 왔네요

→ 엄청 씩씩한 분이 왔네요

→ 엄청 다부진 분이 왔네요

58쪽


강론은 됐으니까

→ 그만 가르치고

→ 말씀은 됐으니까

66쪽


적어도 주5일 출근할 수 있으면 그나마 좀 편해질 텐데

→ 적어도 닷새를 일할 수 있으면 그나마 좀 나을 텐데

→ 적어도 다섯날 나올 수 있으면 그나마 좀 느긋할 텐데

69쪽


이건 전략이야

→ 밑그림이야

→ 멀리보기야

→ 앞그림이야

73쪽


일단 여자 한정으로 받을 생각이에요

→ 먼저 순이만 받을 생각이에요

→ 처음은 순이를 받을 생각이에요

85쪽


저와 똑같은 니트니까요

→ 저와 똑같이 노니까요

→ 저와 똑같이 뒹구니까요

→ 저처럼 핀둥대니까요

→ 저처럼 빈손이니까요

88쪽


조금 불량해지고 싶어서요

→ 조금 놀고 싶어서요

→ 조금 삐뚤고 싶어서요

13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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