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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귀야행 30
이마 이치코 지음, 한나리 옮김 / 시공사(만화) / 2024년 7월
평점 :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8.28.
책으로 삶읽기 950
《백귀야행 30》
이마 이치코
한나리 옮김
시공사
2024.7.30.
《백귀야행 30》(이마 이치코/한나리 옮김, 시공사, 2024)을 열일곱 살 큰아이하고 함께 읽는다. 이 그림꽃을 아이들하고 함께 펼 날을 맞이하는구나. 깨비와 넋과 숨과 삶과 꿈과 길이 얽힌 실타래를 차곡차곡 풀어내는 얼거리이되, 엇나가거나 넘치지 않는 결을 가다듬으면서 잇는 줄거리이다. 벌써 서른 해 넘게 조금조금 그려가는 《백귀야행》을 보면, 이 그림꽃에 나오는 사람들이 ‘나이를 안 먹는’ 듯싶으나, ‘나이를 굳이 먹을’ 까닭이 없기도 하다. 오늘을 보고, 어제를 돌아보고, 모레를 내다보는 사람한테는 ‘나이가 없’다. 오늘과 어제와 모레를 볼 줄 모르는 몸이기에 늙게 마련이다. 우리말은 모든 때를 오늘로 나타내곤 하는데, 온누리 뭇겨레 말씨도 으레 ‘오늘말씨로 모든 때를 그리’곤 한다. 오래오래 사는 수수께끼는 하나이다. “안 늙기”를 바라기에 늙고, “안 죽기”를 바라기에 죽는다. “오늘 이곳에서 스스로 사랑을 길어올리는 샘물 같은 마음”이기에 늘 싱그러우면서 맑다. 곁에서 깨비가 도울 수 있지만, 누구나 스스로 일어설 수 있다. 처음에는 혼자서 벅찰 수 있지만, 철이 드는 동안에는 홀로서기라는 길을 알아본다.
ㅅㄴㄹ
“이건 빈 껍데기다. 안심해. 죽은 게 아니야. 아직은 말이지.” “정말?” “혼은 다른 데를 헤매고 있다. 즉 미아인 거야. 그러니 데려와야만 해.” (37쪽)
“나무, 꽃, 비, 바람, 태양, 친구들의 친절 같은 걸 통해서, 모두가 안나에게 전하려고 하고 있단다. 분명 안나도 나중에 알게 될 거야. 지금은 외로워도 나중에 더 나이를 먹으면.” (94쪽)
“무서워. 이걸 입은 사람은 저주를 받을 거야. 도련님은 상냥하신 분인데.” “그럼, 그만두면 되잖아!” (188쪽)
일어나 버린 과거를 바꿀 수는 없다. 그래도 회한의 염은 해방시킬 수 있었을 거라 믿고 싶다. (196쪽)
#今市子 #百鬼夜行抄
죽었으면 좋겠니? 아니면 살았으면 좋겠니?
→ 죽기를 바라니? 아니면 살기를 바라니?
5쪽
척수 이식을 해서 다 나은 거라니까
→ 등골을 나눠받아 다 나았으니까
6쪽
골수 이식을 받아 나은 줄 알았는데
→ 뼛골을 나눠받아 나은 줄 알았는데
→ 뼛골을 물려받아 나은 줄 알았는데
8쪽
전신마취에 과잉 반응하는 체질 같으니까
→ 온몸잠에 들썩이는 듯하니까
→ 온재움에 날서는 듯하니까
16쪽
지금으로 치자면 신흥종교지
→ 요즘으로 치자면 새절이지
→ 요새로 치자면 새나리이지
→ 오늘로 치자면 새비나리이지
174쪽
이게 예지몽이란 거야?
→ 앞꿈이었나?
→ 내다보았나?
→ 미리보았나?
178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