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7.7.


《대포 속에 들어간 오리》

 조이 카울리 글·로빈 벨튼 그림/홍연미 옮김, 베틀북, 2010.8.10.



어제는 들바람이 드셌고, 오늘은 들바람이 조용하다. 작은아이하고 논두렁을 걸어서 옆마을로 간다. 가볍게 땀을 뺐고, 고흥읍에서 ‘우리말로 노래꽃’ 두걸음을 편다. 작은아이는 줄나눔을 왜 어떻게 하는지를 아직 헤아리지 않는다. 느끼고 돌아보는 결을 알맞게 끊어서 마음을 펴는 길을 알아차리기를 바라면서 천천히 짚어 준다. 이웃님 한 분이 쓴 글에 ‘코인육수’라는 낱말이 있다. 단추처럼 조그맣게 뭉친 국물이라는 뜻일 텐데, 낱말을 엮는 마음이 참 가난하구나. ‘단추국물·도막국물·토막국물’ 같은 이름을 문득 떠올리면서 알맞게 이름을 붙이려는 일터나 나라가 없네. 우리는 이렇게 가난한 사람이 아니었을 텐데, 참으로 후줄근하게 이름을 붙이네. 《대포 속에 들어간 오리》를 돌아본다. 싸움을 끝장내는 길을 알려준다고 여길 만하되, 이보다는 ‘마음과 마을과 삶과 온몸’에 나란히 ‘미움은 사르르 풀거나 녹이’면서 ‘오롯이 사랑으로 나아가는 어깨동무’를 부드러이 들려주는 그림책이다. 이 그림책은 ‘전쟁반대’를 안 외친다. 오직 ‘삶·살림·사랑·숲’을 나긋나긋 속삭인다. 어린이가 읽을 책을 어떻게 쓰고 엮어야 어른이겠는가? 어른으로서 이 땅을 어떻게 일구어야 아름답겠는가?


#TheDuckintheGun #JoyCowley #RobynBelton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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