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7.6.
《우리는 군대를 거부한다》
전쟁없는세상 엮음, 포도밭, 2014.5.15.
고흥에서 새롭게 펴는 ‘우리말로 노래꽃(시쓰기 수업)’ 첫걸음을 편다. 세 시간을 함께하는 자리라서 기운을 꽤 쏟기도 하고, 모임때에 맞추려면 더 일찍 움직여야 하기에 하루를 온통 들인다. 큰아이하고 논둑길을 걸으며 옆마을로 간다. 한여름으로 접어든 시골들은 푸른물결이다. 천천히 거닐며 푸른소리와 푸른내음을 맡는다. 차조기꽃과 모시꽃이 나란하고, 아까시나무도 푸르다. 걷지 않는 사람은 무엇을 보거나 알까? 걷지 않고서 쇳덩이(자가용)를 모는 이들은 어린이하고 푸름이를 아예 모르지 않을까? 손과 발로 삶을 짓지 않으면서 입과 붓만 휘두른다면 이 삶을 등질 뿐 아니라 이웃을 까맣게 모를밖에 없다. 《우리는 군대를 거부한다》를 읽으면서 아쉽다. 뜻있게 엮기는 했으되 ‘멍울진 목소리’를 차곡차곡 담지는 못 했다고 느낀다. “싸움터에 안 가겠다”고 외치는 뜻이란, “서로 안 죽이겠다”는 뜻이요, “이 땅을 참다이 사랑하겠다”고 밝히는 마음이다. ‘전쟁없는세상’이라는 이름으로는 오히려 ‘전쟁을 바라보는 굴레’이게 마련이다. ‘농약 없는 나라’를 바라면 되레 ‘농약물결’에 얽매인다. ‘푸른숲’과 ‘푸른들’과 ‘푸른논밭’을 바랄 적에 바뀌듯, ‘어깨동무’와 ‘사랑누리’를 바라봐야 바뀔 텐데.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