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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괴 전시회 ㅣ 상상 동시집 26
강벼리 지음, 정마리 그림 / 상상 / 2024년 1월
평점 :
숲노래 노래꽃 / 문학비평 . 시읽기 2024.8.23.
노래책시렁 443
《요괴 전시회》
강벼리
상상
2024.1.5.
곰곰이 짚으면, ‘요괴’나 ‘괴물’이나 ‘마녀’ 같은 한자말은 우리 삶터하고 아예 멉니다. 일본이 이 땅으로 쳐들어온 뒤부터 잔뜩 퍼진 일본말씨일 뿐입니다. 요즈음은 아무렇지 않게 쓰는 사람이 많지만, 그냥그냥 쓰기 앞서 “이런 말을 누가 왜 들였을까?”를 살필 줄 알아야지 싶습니다. “우리 삶자리에 없던 말이라면, 왜 없었을까?”를 나란히 헤아려야 할 테고요. 《요괴 전시회》를 가만히 읽습니다. 우리가 ‘안다’고 여기는 숱한 ‘요괴·괴물·마녀’란, 그야말로 일본에서 꾸며낸 그림(이미지)입니다. 일본에서는 일본 옛이야기하고 하늬(서양) 옛이야기를 이래저래 섞어서 갖은 깨비(요괴) 새이야기를 엮었습니다. 우리는 이 삶을 어떤 눈으로 읽고 살피면서 하루를 여밀 만할까요? 오늘 우리가 어른이란 자리에 있다면, 오늘 어린이란 자리에 서서 우리를 지켜보는 눈망울한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만할까요? 생채기나 멍울이나 고름을 아이들한테 고스란히 물려주고 싶나요? 아이들이 뒤집어쓴 생채기나 응어리나 짐을 이렁저렁 몇 가지 꾸밈말로 눙치면서 ‘문학’만 하고 싶나요? 어린이는 어린이로서 뛰놀 틈을 누릴 노릇입니다. 어른은 어른으로서 언제나 새롭게 살림을 지으면서 이야기를 사랑으로 들려줄 노릇입니다.
ㅅㄴㄹ
어두운 활자 속에 파묻혀 내가 누군지도 몰랐네 / 새 옷 입은 기쁨에 들떠서 말이야 어디로 가는 줄도 몰랐어 / 가 보지 못한 세상 속으로 맘껏 떠나고 싶었네 (모험의 결과/34쪽)
자꾸자꾸 “산만해!”, “산만해!” 야단만 쳐 / 나는 막 기지개를 켜고, 산(山)보다 커지는데 (나는 산만해/4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