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8.18.

오늘말. 곁채


어린이로서는 배움터에서 받는나이가 있고, 어른으로 홀로서는 첫나이가 있습니다. 어제를 돌아보면서 옛길살림을 배운다면, 오늘 이곳에서 새로보기를 하면서 하나씩 가다듬습니다. 옛길을 익히면서 새롭게 배운다고 할 만합니다. 어제에 오늘을 더하여 모레로 잇는 참길이라고 여길 만합니다. 집안마다 오래도록 내려온 일이 있어요. 다 다른 집은 다 다르게 집일을 돌보고, 물림일을 품으면서 가만히 북돋웁니다. 온길을 걸어오기에 일꽃입니다. 온빛으로 밝히기에 일꽃길이에요. 숲에도 참꽃이 피고, 마을과 보금자리에도 온꽃이 핍니다. 모름지기 어느 일이건 서두르지 않습니다. 쉬가 마려우면 쉬를 누어야지요. 작거나 크다고 따지기보다는 오롯이 맞아들여서 누리는 하루입니다. 멀리 마실을 가면서 나들채에서 다리를 쉬어요. 이웃집 바깥채에 나란히 앉아서 이야기를 펴고, 조그맣게 붙은 곁채에서 하룻밤을 묵을 수 있어요. 쉴자리를 헤아리면서 걸어갑니다. 쉼터에서 느긋이 머물고서 다시 나아갑니다. 나한테 찾아오면 네가 손님이고, 내가 찾아가면 내가 길손이에요. 서로 참하게 마주합니다. 서로 차근차근 마음을 나눕니다.


ㅅㄴㄹ


받는나이·여는나이·첫나이 ← 개시연령(開始年齡)


새로익힘·새로배움·새로보기·옛길배움·옛길익힘·새살림·옛길살림·옛넋살림·옛멋살림·옛빛살림·옛얼살림·참꽃·참빛·참길·온꽃·온빛·온길 ← 온고지신(溫故知新)


집일·집안일·집안길·집안내림·집안물림·집내림·집물림·내림일·물림일·일꽃·일길·일꽃길 ← 가업


마렵다·작다·크다·볼일·오줌·똥·똥오줌 ← 요의(尿意)


나들채·나들칸·곁집·곁채·바깥채·밖채·바깥칸·밖칸·손님자리·손님칸·손님집·손님채·쉼터·쉬는곳·쉴곳·쉴자리 ← 행랑(行廊)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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