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소년 - 상
이시키 마코토 지음, 나가사키 다카시 원작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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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8.16.

만화책시렁 668


《어둠의 소년 上》

 나가사키 다카시 글

 이시키 마코토 그림

 김서은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3.4.30.



  이미 몸을 잃었으나 이승을 못 떠나는 넋이 있습니다. 애꿎게 죽었다고 여기면서 응어리를 풀고 싶은데, 몸이 없는 탓에 ‘몸있는 사람’은 못 알아보기 일쑤입니다. 이제 몸을 잃으면서 이승을 떠나는 넋이 있습니다. 애꿎게 죽었어도 기꺼이 응어리 없이 스르르 녹이고 풀면서 새롭게 깨어나려는 넋이라고 할 만합니다. 《어둠의 소년 上》에는 애꿎게 죽은 나머지 응어리덩이가 된 아이가 넋으로 ‘몸입은 아이’ 곁에서 실마리를 하나씩 풀어가는 길을 보여줍니다. 감추기에 잘잘못이 불거집니다. 환히 드러내면 잘잘못을 씻어냅니다. 어제 저지른 잘못을 오늘 새롭게 곱씹으면서 스스로 착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와 달리 숱하게 저지른 잘못을 꽁꽁 감추거나 덮거나 꾸미면서 겉속이 다른 응어리로 허덕일 수 있어요. 우리 둘레를 보면, 잘잘못을 숨기는 분이 무척 많아요. 날마다 새 하루일 테지만, 응어리진 몸마음으로는 날마다 새 굴레일 뿐입니다. ‘잘못’이란 스스로 눈물로 털고 씻기에 ‘잘’로 거듭나게 마련이에요. ‘말썽’도 스스로 뼈를 깎으면서 달래고 다스리기에 ‘말’로 다시 태어날 수 있습니다.


ㅅㄴㄹ


“뭐, 괴물임에는 틀림없지. 나는 한 번 죽어서, 지옥에서 괴물이 되었는데, 이승에 못다 한 일이라도 있는지, 어째선지 부활한 모양이야.” (30쪽)


“당신은 정직한 사람이야. 입을 다물고 있는 게 힘들지도 몰라. 하지만 그런 얘길 누구한테 하든, 미쳤다고밖에는 생각지 않을 거야. 어디 그뿐인가? 만약 어디선가 사신이라도 나오면, 당신이 차로 치고 파묻어버린 게 돼!” (177쪽)


+


《어둠의 소년 上》(나가사키 다카시·이시키 마코토/김서은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3)


사실 난 망인(亡人)이거든

→ 그런데 난 죽었거든

25쪽


뭐, 괴물임에는 틀림없지

→ 뭐, 틀림업이 도깨비지

→ 뭐, 틀림업이 두억시니지

30쪽


그 토사 속에서도 살아났으니

→ 그 흙모래에서도 살아났으니秘傳

116쪽


결국은 비기를 쓰는 수밖에 없어

→ 끝내 숨은힘을 쓰는 수밖에 없어

→ 끝내 잠든힘을 쓰는 수밖에 없어

→ 끝내 속힘을 쓰는 수밖에 없어

146쪽


구해 주려 한 은인인 줄 알았네

→ 살려주려 한 꽃님인 줄 알았네

→ 살려주려 한 분인 줄 알았네

176쪽


그렇다면 무조건 함구하자

→ 그렇다면 아주 다물자

→ 그렇다면 그냥 입다물자

178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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