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6.21.
《언어의 굴레》
김석범 글/오은영 옮김, 보고사, 2022.9.20.
날이 개며 하늘이 파랗다. 발톱을 깎으려고 풀밭에 앉자니, 코앞에 작은 방아깨비가 있다. 나비 한 마리가 훅 날아와서 옆에 앉다가 떠난다. 낮에 저잣마실을 다녀오는데 매우 졸립다. 《말밑 꾸러미》 넉벌손질을 두 달에 걸쳐 하느라 온몸이 고단했구나 싶다. 그러나 앞으로 또 두 달동안 닷벌손질을 해야겠지. 낱말책이란, 다 짜고 엮은 때가 비로소 첫걸음이다. 끝없다고 여길 만큼 되읽고 되새기고 손질하는 나날이 참으로 길다. 곰곰이 보면, 여태 나온 ‘국어사전’은 으레 밑일꾼한테 다 맡기고서 ‘엮은이 대학교수’는 숟가락만 얹은 얼거리이다. 다른 책이나 글(논문)도 비슷하다. 막상 밑에서 온일을 해내는 사람들 땀방울이나 이름을 들여다보지 않는 나라이다. 이러다 보니 갈수록 나라가 뒤틀릴 뿐 아니라, 아이들이 꿈씨앗을 안 심는 듯하다. 돈이 되고 이름을 날리고 힘을 쥐는 길이 아니라면, 굳이 쳐다볼 까닭이 없다고 여긴다. 배움터 길잡이도 이를 부추기고, 교육부도 군청도 시청도 매한가지이다. 《언어의 굴레》를 읽는다. 한겨레이지만 한말(한국말)로 글꽃을 지피지 못 하던 굴레를 조곤조곤 들려준다. 오늘 우리는 틀림없이 한글을 쓰지만, ‘한글 흉내’이지 않나? ‘한글 흉내’ 아닌 ‘한글·한말’을 몇 사람이나 쓰는가?
#金石範 #
#過去からの行進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