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6.18.
《신·엄마손이 속삭일 때 12》
준코 카루베 글·그림/설은영 옮김, 세주문화, 2001.6.8.
푸근히 쉬면서 막바지로 기운을 모아서 글손질을 한다. 볕을 누리고 바람을 마시는 첫여름이다. 하늘빛을 헤아리고 슥슥 풀을 베는 아침을 보낸다. 까마중이 올라온다. 여름이라는 뜻이로구나. 달개비도 무럭무럭 오른다. 싱그러운 여름이라는 뜻이다. 풀싹을 한둘 훑어서 혀에 얹는다. 풀잎도 풀줄기도 곧잘 훑어서 가만히 맛을 본다. 우리 집 들풀은 우리 집결을 담는다. 멀리 마실을 가서 마주하는 골목풀에는 이웃마을결이 감돈다. 《신·엄마손이 속삭일 때 12》을 덮는다. 이따금 떠오를 적마다 곧잘 되읽는다. 그림꽃을 얼핏 보면 어버이도 아이도 으레 즐겁게 웃는구나 싶을 수 있으나, 집과 마을과 일터에서 부딪혀야 하는 고빗사위나 갈랫길이 수두룩하다. 다만, 준코 카루베 님은 갖은 고비나 가싯길을 쥐어짜지 않는다. 고비는 고비대로 품고, 가싯길은 가싯길대로 쓰다듬는다. 모두 우리를 살찌우는 거름이자 바탕으로 바라본다. 싸워서 이겨낼 나쁜것이 아닌, 사랑으로 풀고 녹여서 새롭게 나아가는 길에 어깨동무할 마음을 옮기는 붓끝이다. 옆나라 일본에는 사랑붓끝이 꽤 많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사랑붓끝이 너무 드물다. 싸워서 이기거나 다투거나 주먹다짐이 오가는 ‘막장판’이 넘치는 굴레에 자꾸 길들거나 물든다.
#軽部 潤子 #新君の手がささやいている
#君の手がささやいている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