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6.10.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난》
유지향 글, 산지니, 2022.6.30.
빨래를 하고, 이불을 말린다. 저잣마실을 다녀온다. 시골버스에서 노래를 쓰고, 하루글을 쓴다. 넷이서 둘러앉아 저녁을 먹는다. 어느새 하루는 사뿐히 흐른다. 머리 위로 바람을 가르는 새를 보면, 새마다 날갯짓도 날갯소리도 다른 줄 느낀다. 새를 곁에서 본 적이 없다면, 새가 머리 위로 노랫가락에 날갯가락을 베풀면서 지나가는 하루를 누리지 않으면, ‘새’라는 이름이 태어난 수수께끼도 시큰둥일 테고, 모든 다른 나날도 심드렁할는지 모른다.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난》을 읽었다. 첫머리는 눈여겨볼 만하구나 싶더니, 어느새 쳇바퀴처럼 줄거리가 맴돌더니 샛길로 간다. 젊은날 헤맨 발자국을 담은 꾸러미이니 헤매거나 맴돌 수 있다만, 글님 곁에 길동무나 길잡이는 없었을까? 스승이 있어야 하지는 않다만, 풀과 꽃과 나무가 스승이고, 벌레와 개구리와 새와 스승이요, 해와 바람과 비가 스승이다. 이 살림길을 읽는다면 숱한 스승하고 두런두런 노래하면서 걸어갈 테지. 이 살림살이를 미처 들여다보지 않는다면, 자꾸 쳇바퀴로 머물면서 갈팡질팡을 하기 쉽다. 누가 알려주어야 알아보지 않는다. 스스로 눈을 뜨기에 알아본다. 누가 짚어 주어야 새길이 아니다. 내 나름대로 한 발짝씩 내딛기에 새노래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