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6.5.
《취미로 직업을 삼다》
김욱 글, 책읽는고양이, 2019.9.25.
석류꽃이 핀다. 몇 달 앞서 고흥 어느 이웃님이 ‘석류나무’를 놓고서 노래 한 자락을 써 줄 수 있느냐고 물으셨다. 그때에 ‘붉구슬’이란 이름으로 써서 건네었다. 석류나무는 한봄에 새잎이 돋을 적에 불그스름하게 오르다가 붉물이 빠지면서 푸른잎으로 바뀐다. 꽃은 발갛고, 알은 붉으니, 이러한 결을 살펴 ‘붉구슬나무’라 하면 어울리지 싶다. 우리 보금자리에서 자라는 나무를 돌아본다. 나무가 어느 만큼 자라서 가지를 뻗을 때까지는 지켜보기만 한다. 나무가 우거진 우리 집에서는 아무리 불볕이어도, “바람이 실은 불볕”을 나뭇잎이 톡톡 떨군다. 겨울에 아무리 맵추위여도, “바람이 실은 추위”를 나뭇가지가 살살 털어낸다. 밤은 언제나 노래잔치이지. 《취미로 직업을 삼다》를 읽고서 ‘좋았다’고 말씀하는 이웃님이 많아서 드디어 장만해서 읽었다. 글님은 나이가 꽤 있으시다는데, ‘나이가 많다’고 해서 일본스럽거나 중국스런 한자말을 다 많이 쓰지 않는다. 어릴 적부터 스스로 물들고 길든 말씨를 쓸 뿐이다. 나이가 아닌 ‘철드는 매무새’일 적에는 ‘어린이 곁에서 노래하는 말씨’로 거듭나게 마련이다. 이오덕·권정생 두 어른처럼 늘 어린이를 헤아리면서 글결을 가다듬어야 비로소 글꽃(문학)이라고 본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