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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는 좋다 ㅣ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47
강효선 지음 / 길벗어린이 / 2024년 6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7.23.
그림책시렁 1452
《남매는 좋다》
강효선
길벗어린이
2024.6.25.
치고받는 하루가 즐거울까 하고 묻는다면, 터럭만큼도 안 즐겁습니다. “싸우면서 큰다”는 옛말을 어떻게 읽어야 할는지 얼마나 돌아보는 하루일까요? 우리는 그냥그냥 받아들이느라 어영부영 못 배우거나 못 나누면서 못 가르치기까지 하는 듯싶습니다. 《남매는 좋다》를 읽으며 참 힘들었습니다. 억지로 ‘좋다’로 묶어야 할는지 괴롭더군요. 싸우면서도 서로 아낀다고, 싸우면서도 서로 헤아린다고 할 수 있겠지만, ‘싸움 = 죽임’입니다. ‘싸움’은 조금도 ‘살림’일 수 없습니다. 아이들이 싸울 적에는 그야말로 서로 죽이려고 합니다. 그냥 주먹다짐이나 말다툼이지 않아요. “네가 사라져야 내가 호젓하다!”는 죽임질입니다. 이런 싸움박질을 마냥 내버려둔 채 “남매는 좋다”로 뭉뚱그린다면, 아이들뿐 아니라 순이돌이 사이에서도 쌈박질은 끝나지 않을 테며, 서로 죽이려고 달려들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어른이라면, 두 아이를 부드러이 불러서 함께 밥을 짓고 옷을 짓고 집을 짓는 살림길을 펼 노릇입니다. ‘집·학교·학원’을 뺑뺑이처럼 돌며 갇힌 아이들은 속이 터집니다. 이 아이들은 살림길을 하나도 못 보고 못 배워요. 이럴 때야말로 같이 지어서 함께 나누는 길을 밝혀야, 비로소 “서로 즐겁다”로 거듭납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